*레이 말투가 예전 말투입니다. 





 꿀꺽. 침 넘어가는 소리를 너무 크게 내버렸다고 생각한다. 이래서야 내가 엄청 기대하는 것 같이 되어버리잖아. 어떻게 티 안나게 침을 목 뒤로 넘겨낼까 고민하다가 입에 침이 흥건히 고여버릴 때 까지 그 답을 찾아내지 못하고 눈만 굴렸다.  애새끼들이 사용하는 턱받침이라도 구해 착용해야 할 만큼 차올라버린 입 속 타액 때문에 나는 고민하다 결국 다시 꿀꺽, 하고 한 번에 크게 침을 넘겼다. 예상대로 작은 웃음소리가 얇은 천 너머로 들려왔다. 눈 앞이 모두 암전되어있는 상황 속에서도 너의 목소리는 잘도 내 몸을 달구어 냈다. 시발, 섰잖아. 명백한 조롱이 담긴 웃음소리에도 반 쯤 발기해버리고 마는 나는 정말 최악의 인간이다. 


 이 행위 자체에 흥미가 있었기 때문에 생식기가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섹스를 좋아하냐고 한다면, 글쎄. 누구는 남자간의 섹스에도 흥분을 느끼는 모양이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파 뒤질 것 같았다. 똥을 싸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 그 용도의 구멍이 처음으로 남자의 육봉으로 후벼졌을 때, 나는 몸이 두개로 갈라진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지금이야 그때보단 조금 덜 고통을 느끼게 되었지만 그래도 애널 섹스를 하며 한 번도 아파보지 않은 적이 없다. 그렇다고 난 아픈 것에 흥분을 하는 변태도 아니다.


 다만, 나는 '녀석'의 얼굴을 정상적이라고 할 수비범위 이상으로 좋아하고 있었다. 네가 날 바라보며 비웃고 있을 그 아름다운 얼굴만 상상해도 나는 이렇게, 시발, 그래 욕정하고 만다. 


 "귀엽잖아, 그런데, 딱히 아무 것도 안했는데 이렇게 서다니. 조금만 더 만져주면 아예 싸겠는데. "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부풀어 오르는 성기가 바지와 맞닿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추하게 균형을 넘고 쓰러질 정도로 곤란했다. 계속해서 자세를 조금씩 수정해가며 무릎꿇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 그것을 방해하려는 듯 녀석의 발이 내 그 곳을 덮어왔다. 지긋이 힘을 주어 누르는 그 행동에 나는 힉, 하고 약한 소리를 무의식 중에 방출해버렸다. 아아, 분명 조롱하고 있을 것이다. 내 눈을 가린 이 천을 한꺼풀 벗겨내면 분명 그 고운 얼굴로 나를 병신 취급하며 바라보는 네가 내 앞에 앉아있겠지. 그래도, 핏빛 붉은 눈동자가 나로 물들어 있다는 사실은, 나를 지나치게 흥분시켜 버린다. 나는 녀석의 얼굴에 너무나도 약하다.


 녀석은 발로는 내 그 곳을 앞 뒤로 문지르며, 손으론 내 얼굴을 다정하게 쓸어주었다. 그리곤 이내 내 눈 앞을 가리고 있던, 검은 천을 벗겨내내주었다. 어두운 것에 익숙해져 있던 내 눈은 빛을 마주하자 잠깐 동안 적응하지 못하고 시큰거려왔다. 빛에 적응하기 위해 꿈뻑꿈뻑 눈을 두어번 크게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니 이내 곧 시력이 돌아오고, 머릿속에서 그려내오던 것 보다 더 고아하 피사체가 내 앞에서 자애롭게 미소짓고 있었다.


 아아, 그래 이 얼굴이다. 사쿠마 레이의 얼굴은 아무리 내가 머릿속으로 그려내보아도 직접 보는 것 보다야 한참은 부족하다. 아아, 아아. 인간은 아름다운 예술품에 예찬을 아껴선 안 된다. 인간은 예술품에 대해 경외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축복받은 존재이다. 그 축복을 최대한 느껴보는 것, 그것이 나는 인간의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에서 '사쿠마 레이'는 그 경외의 한 중심이 있는 최고의 작품이다. 


 이 예술품에 대한 나의 감탄은 입으로 이뤄지지 않고,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사정해버린 교복바지가 축축히 젖어왔지만 그것은 하나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나는 지금 오로지 사쿠마 레이에게만 집중하고 있었으므로, 바지춤이 축축히 젖어오건 유두가 서버려 까끌까끌한 셔츠의 감촉이 느껴지던 그것들은 내 정신에 흠 하나 가게 할 수 없었다.


 "코가는 여전히 내 얼굴이 좋은 모양이네"

 "네, 네, 선배, 선배는 너무, 아, 아-. "


 제대로 말도 잇지 못한 채로 병신같이 얼굴만 붉혔다. 평소에는 '네녀석' 이니 '흡혈귀' 자식이니 하는 호칭으로 이 남자를 막 부르고 있지만 섹스를 할 때 만큼은 솔직해서 예전처럼 그를 '사쿠마 선배'라고 부른다. 선배도 마찬가지로 이런 행위를 할 때 만큼은 나를 이름으로 불러온다. 아마 그래서 일지도 모른다. 이런 관계가 잘못된다는 것은 한참도 전에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나는 여전히 네가 하는 말에 취해버릴 수 밖에 없다. 


 "그럼 내 자지 빨아줄래?"


 어째서 이 사람은 입꼬리 하나까지 완벽한 호선을 그리며 올라는 것일까. 어째서 말의 내용은 이리도 짖굳은데, 그런 천박한 말을 내뱉는 당신의 입술은 이리도 청순한 여름 바람 같은 것일까. 나는 선배의 바지 지퍼를 조심스레 내리고, 그 사타구니에 얼굴을 처박았다. 고간에서는 남성 특유의 야성적인 향기가 났지만, 그것이 또 절벽 위에 홀로 펴있는 붉은 장미같은 얼굴과는 대조적이어서 더욱 이 예술품에 경외를 자아내게 했다. 


 나는 그의 물건을 입에 조금씩 집어넣으며 그를 올려다 보았다. 애정을 가지고 사용하는 오나홀을 바라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시선의 무게로 그는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이 아름다운 악마는,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지옥이라는 존재에 대해 내 몸 속 깊숙한 곳까지 각인시키고 있었다.






* 이번 레이 카드보고 미모에 홀려서 급작스레 써 본 수위글입니다.

* 사쿠마 레이 뭘 먹고 그렇게 잘생겼을까요

* 아마 더 이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