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소마/레이코가] 물랭루주 01


*레이코가/카오소마 나옵니다

*커플링은 추후 더 추가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오늘 공연도 좋았어, 코가군."

 "하, 당연하지. 누가 하는 공연인데."


 하여튼, 칭찬해줘도 난리라니깐. 카오루는 코가를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그래도 실력하나는 좋은 아이니까- 저렇게 어리광 부려와도 어쩔 수 없달까. 카오루는 닦고 있던 유리잔을 잠시 내려놓고 가게 안을 살폈다. 프랑스의 물랭루주를 롤모델로 만든 이 가게는 카오루 저의 화려한 취향을 한껏 반영하는 이 도시 최고 규모의 펍이다. 카오루의 자랑이기도 한 이 곳은 하룻밤의 유흥을 즐기려는 젊은이들, 뭔가의 찜찜한 뒷거래를 하려는 지하계의 사람들, 그리고 그저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 녹아 자신을 잊어보려고 하는 사연있는 사람들이 한껏 섞이다 빠져나가는 곳이었다. 


 제 가게라지만 카오루는 이 곳에서 바텐더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사실 너무 놀고 먹는 것도 적성에 안맞고 사람과 어울리는 것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이렇게 매일 밤 나와서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자체가 매출에 큰 영향을 주고 있기도 했고, 게다가 최근에는 -.


 "뭐하는거냐 이 가게의 수치!"


 엄청 귀여운 생물이 가게 들어왔달까, 하루종일 이 생물을 관찰하는 재미에 살고 있달까. 잔을 닦는 것을 멈추고 가게만 두리번거리던 카오루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인지 소마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걸어왔다. 사실 관계로 보면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의 상하관계지만, 재밌게도 소마는 카오루가 이 가게의 사장이라는 것을 아직도 알고 있지 못했다.


 뭐, 소마군의 면접은 매니저가 봤고 아무래도 카오루 자신은 이런 큰 가게의 사장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린 편이었고, 게다가 직원들과 스스럼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 사장이라는 호칭으로 부르지 않도록 직원들한테 당부해 둬서 소마군이 모를 수도 있을거라 생각하긴 하는데... 그래도 조금 지내다보면 거물급의 손님이오면 카오루가 미팅하러 나간다던가, 종종 매니저나 직원들이 자신을 사장이라고 불러온 다거나, 눈치 챌 요소는 되게 많은 데 말이지.


 소마군은 눈치가 없는걸까, 조금 바보인걸까. 카오루는 테이블에 턱을 괴고 소마를 응시했다. 소마와 눈이 마주치자, 카오루는 예쁘게 눈을 접어 웃어주었다. 일당백의 미소였지만, 그런 뺀질거리는 행동에 더 화가 난 것인지 소마가 잔을 닦던 천을 카오루의 얼굴로 던져버렸다.


 "너같은 놈한테 월급을 주는 사장님 얼굴 보기가 미안하지 않소? 얼른 일이나 하시오!"


 아니, 일단 내가 그 사장인데 말이지. 카오루는 즐거운 듯 빙긋 웃었다. 아아- 내가 사장인 걸 알면, 상하관계에 너무나도 예민한 소마군은 어떤 표정을 지어줄까. 아, 이거 진짜 재밌어! 진짜 멈출 수 없어!





*




"오늘 공연도 좋았다네, 코가군."


 기타를 매고 펍의 후문으로 나온 코가는, 불쑥 나타난 인영에도 놀랐다는 기색 없이 인상을 확 찌푸릴 뿐이었다. 어두운 뒷 골목길인데도 이 남자의 존재로 어두운 골목이 전혀 어둡지 않다고 생각될 정도로, 빛나는 외모를 가진 남자가 코가의 앞을 막아서서 불쑥 어림잡아 백송이는 될 법한 장미꽃다발을 건내왔다. 하지만 이미 이런 상황이 익숙해진 코가는 제 앞으로 들이 밀어지는 장미 꽃다발을 그대로 낚아채서 언제나와 같이 땅바닥으로 내던져버렸다. 내던져진 장미 꽃다발에서 꽃잎들이 떨어져 나와 길거리를 붉게 어지럽혔다. 


"이거 마음이 아프구먼, 포장해줬던 꽃가게 아가씨가 본다면 무척 가슴 아파하겠구먼."


 상대는 태연하게 코가가 내던진 장미 꽃다발을 들어 제 품에 다시 안았다. 흰 슈트에 장미꽃다발까지 든 그의 모습은 여자, 아니 남자가 보기에도 지독히 아름다운 것이었지만 그런 모습은 지금의 코가에게 화만 더 부추기는 꼴이었다. 코가는 장미를 안고있는 남자를 쌩 무시한채로 그의 곁을 지나치려 했지만 그가 강한 힘으로 코가의 손목을 낚아 채자, 코가는 이빨을 드러내며 상대를 향해 으르렁 거렸다.


"이거 놔라."

"싫다면 어쩔 생각이누?"

"좆같은 새끼."


 속을 알기 힘든 미소를 만면에 띄우고 있는 상대에게 코가는 제 살기를 온전히 담아 그를 노려보았다. 상대도 코가를 아무말 없이 응시했다. 그 눈빛에는 어쩐지 조금 쓸쓸한 기색이 담겨있어서, 휴지통만 간간히 세워져있는 이 쓸쓸한 뒷골목에 너무나도 잘 녹아내렸다. 거의 십분간 한 마디 말도 없이 서로를 응시하다가 결국 인내심에서 바닥이 난 코가가 자신을 붙잡고 있는 레이의 손을 거세게 뿌리쳤다. 


"짜증나는 새끼."


 코가는 뒤를 돌아, 네온사인이 휘향찬란 빛나고 있는 도시의 품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사쿠마 레이라고 불리우는 남자는 골목에 서서, 코가를 끌어안아 가버린 도시의 품 만을 참을성 있게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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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마코] 극성팬- 외전


*수위글입니다.

*제가 야한걸 못쓰는 병에 걸려서..별로 안 야한거 같지만..








 마코토의 풀린 동공을 보며, 이즈미는 역시 비싼 돈 들여 좋은 약으로 사길 잘했다고 제 자신을 칭찬했다. 오랫동안 상상속으로만 그려왔던 그림을, 오늘 밤 저는 드디어 실현시키고 만 것이다. 최고로 좋은 음식과 술로 기쁨의 만찬이라도 즐기고 싶지만 그것은 마코토를 천천히 맛보고 난 다음이다. 


  마코토는 약에취해 제대로 사리분별이 되지 않는지 눈 앞의 이즈미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채 그저 부푼 성기가 아픈 듯 끙끙 되었다. 마코토의 손은 이즈미가 끈으로 단단히 묶어놓았기 때문에 마코토는 제 성기를 손으로 만지지 못한채 쇼파 팔걸이에 계속 비비기만 하고 있었다. 이즈미는 마코토의 동물과도 같은 본능적인 행위에 흡족한 듯 웃었다. 자신의 귀여운 고양이가, 드디어 손에 들어왔다.


 그러니까 이렇게 마코토를 손에 넣기까지 어연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세나 이즈미 자신도 무언가에 쉽게 질려하는 자신이 한사람에 대한 소유욕을 십년동안이나 간직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지만, 뭐 '유우키 마코토' 라는 이름하나만으로 모든 의문점은 어떻게도 좋을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유우군- 에로하네. 하지만 그런 모습도 예뻐."


 이즈미는 마코토의 옆에 앉아, 마코토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두어번 쓸었다. 마코토는 풀린 눈으로 이즈미를 바라보는 듯 싶더니, 이내 쇼파에 성기를 비비던 것을 그만두고 이즈미의 품 안에 달려들었다.

흐앙, 흐앙, 하고 마코토가 야하게 울었다. 이제는 쾌감을 넘어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인지 마코토가 이즈미의 품에 안겨 이즈미의 가슴팍에 제 얼굴을 한없이 부볐다. 그 행동이 너무나도 저속해서 이즈미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위치를 바꿔 마코토를 제 아래로 깔았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마코토의 얼굴은 이미 타액범벅이 된 지 오래라서, 이즈미는 '야한 유-우군.'하고 비웃는 소리를 내면서도 누구보다 사랑스럽다는 듯 마코토의 입 주변의 타액을 핥았다.


"유우군, 여기가 아파?"

 

 이즈미가 잔뜩 부풀어 있는 마코토의 성기에 제 손을 얹었다. 조금만 자극을 주자 마코토는 갈것같은 표정으로 제가 더 허리를 흔들어 마찰을 높이려고 했지만, 이즈미는 그건 허용해줄 수 없다는 듯 금방 손을 떼었다. 마코토가 상실감 짙은 표정으로 이즈미의 손끝만 바라보며, 진심으로 그것을 원한다는 듯 상체를 조금 일으켜 이즈미의 손 마디마디를 핥았다.


 츕, 츄릅, 자그마하지만 그래도 마코토와 이즈미 둘 뿐인 이 조용한 공간에서는 너무나 크게 들리는 야한 소리가 거실을 채웠다. 마코토는 이즈미의 마음에 들기위해 이즈미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핥았다가, 손가락도 제 입에 넣어 쪽쪽 빨아봤다가 손목의 핏줄도 핥았다가 중간중간에 이즈미의 눈치를 가봐며 정성스레 손을 애무했다. 아아, 손만으로도 갈 것 같다니. 이거 진짜 위험한데..

 

 이즈미는 마코토의 타액으로 범벅된 제 손을 다시 마코토의 바지춤으로 가져다댔다. 그리곤 버클을 풀어 바지와 브리프를 내려버리곤, 곧게 잘 선 마코토의 성기를 세게 손에 쥐었다. 그러자 예상했던대로 조금 놀란 듯 마코토의 입에서 단발마가 터져나왔다.


"힛, 익!"

"유우군-. 좋아?"


 이즈미는 마코토의 성기를 위아래로 마찰시켰다. 으하, 하응, 읍, 아흐, 거, 거기, 으, 이즈, 미씨, 흐아읍ㅡ 하는 마코토의 신음이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지금까지 너무 오래 참아왔던 탓인지 이즈미가 쓸어내린지 얼마되지 않아 마코토가 사정했다. 꿀럭-. 진득한 액체가 이즈미의 상의에 묻어버렸다. 흰 와이셔츠는 얼마전에 명품 브랜드로 부터 협찬받은 고가의 옷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의따위, 유우군의 정액이 묻어져 버리게 된다면 절대로 아깝지 않다. 하지만 이즈미는 좋은 트집거리가 생겼다는 듯 조금 목소리를 낮게 하고는 아직 사정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코토에게 심술궂게 말을 붙였다.


"아아. 이거 비싼 옷인데 어쩔거야. 유우군. 조금 혼을 내줘야겠는데."


 이즈미는 손이 묶여있어 벗기기 힘든 맨투맨을 그대로 가위로 북 찣어버렸다. 어차피 유우군에게 이젠 옷같은 건 필요하지 않게 될 테니까. 이즈미는 마코토의 오른쪽 유두를 엄지로 꾸욱- 눌러 비볐다. 흐으으, 읏. 아직까지 약의 기운이 남아있는 것인지 마코토에게서는 달콤한 교성이 여과없이 흘러나왔다. 손가락을 조금 빙글-거리며 유두를 지분거리던 이즈미는 마코토의 유두에 혀를 가져다 되고 감질나게 할짝거리다, 이내 엄마 젖을 빠는 아이마냥 마코토의 유두를 강하게 빨았다. 으앗, 으아흐, 으, 싫어요, 으아, 이상해, 으으, 녹는거같아, 으아으, 하고 고개를 도리질하던 마코토는 제 뒷구멍으로 쑤욱- 밀어 넣어진 손가락 한개에 히끅, 하고 입을 다물었다. 


"유우군, 한 개도 힘든거 같네. 역시, 여기는 처음이겠지? 아니, 지금까지 동정일 수도 있으려나?"


 이즈미는 손가락을 빽빽하게 조여오는 느낌에, 마코토가 이 곳은 처음일 거라고 확신했다. 아니, 처음이어야만 했다. 자신이 어떻게 이때까지 참아왔는데, 다른 새끼가 먼저 이 곳을 사용했다고 생각하면 열이 뻗쳐서 자신을 주체할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이즈미는 길들여지지 않은 마코토의 뒤를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저었다. 처음이라 쾌감보다야 고통이 큰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약 덕분인지 조금이나마 마코토가 느끼고 있는 듯 중간 중간 작게 신음을 내뱉었다. 이렇게 얌전한 유우군이라니. 조금 신기하네. 언제나 내가 한발짝 다가서면 두발짝 피하던 유우군이었는데 말이야.


 이즈미는 마코토의 뒤가 제 손가락 하나를 아까보다는 조금 능숙히 받아들이자, 이내 손가락 두개를 더 넣었다. 예정이었다면 조금 더 천천히 공을 들여 애무하려했지만, 역시 자신의 인내심이 버텨내질 못할 거 같다. 이미 이즈미의 성기는 거의 직각으로 우뚝 솟아서, 바지의 지퍼가 당장이라도 터지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이즈미는 땀에 젖은 마코토의 머리칼을 조심스레 넘겨주며, 밑으로는 한없이 마코토를 유린했다. 손가락 세개가 촉촉히 젖는 것이 느껴졌다. 마코토의 신음소리가 점점 고양되었다. 그러다 툭, 하고 건드린 무언가에 흐아아,아,읏,하아아앙, 하고 거센 반응이 흘러나왔다. 여기구나- 싶어서 이즈미는 도착지를 찾은 만족스런 탐험가의 미소를 지은 채로 손가락을 빼냈다. 


"유우군, 처음이라 조금 아플거야. 그렇지만 유우군은 잘 할 수 있지?"


 마코토는 이즈미의 말 뜻이 무엇인지도 잘 파악하지 못했으면서, 그저 고개를 한없이 끄덕거렸다. 지금 세나 이즈미는 유우키 마코토의 절대적인 주인이었다.


 세나 이즈미가 제 바지의 버클을 풀었다. 툭- 튀어나온 성기가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마코토는 맛있는 솜사탕을 바라보는 초등학생의 눈빛으로 그것을 갈구했다. 이즈미는 제 성기를 마코토의 입구에 조심스레 가져다 대었다. 입구에 가져다 대었을 뿐인데, 금방이라도 쌀 듯 성기가 후끈거렸다. 역시 자신은 유우키 마코토에 관해서는 한없이 자제력이 부족해진다고 생각하며 이즈미는 조금의 겨를도 주지 않고 그것을 마코토의 끝까지 쑤셔 박아버렸다. 으아악, 하는 마코토의 비명이 거실을 크게 울렸다. 아까의 달콤한 교성과는 다르게, 정말로 아픈 듯 마코토는 온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이즈미가 그렇다고 드디어 손에 넣은 마코토를 놓아줄리가 없었다.


"그만, 너무, 아프, 흣,"

"유우군. 아까 여기가 좋댔나?"


 이즈미는 조금의 배려차원에서 마코토의 전립선을 꾸욱- 제 성기로 찔렀다. 눈을 한껏 크게 꿈뻑이다 마코토는 이내 이즈미의 목에 매달려 아까와 같이 거친 신음을 토해냈다. 거기, 거기 너무 좋아요, 으아, 미칠, 거 같은데, 왜 좋은지, 모르겠는, 흣, 데, 진짜, 거기 , 조금만 위로, 으아, 흐, 거기,거기, 하고 무자비하게 저를 찔러오는 세나 이즈미의 피스톤질에 맞춰 허리를 흔들어댔다. 마코토의 안은 생각보다 좁아서, 이즈미는 간헐적으로 욕을 내뱉으며 쾌감에 의해 미간을 찌푸렸다. 흐으, 시발, 유우군 존나 미칠거같아. 결국 참기힘들어진 이즈미는 마지막 스퍼트로 퍽퍽- 거세게 마코토의 전립선을 위주로 박아댔다. 이미 눈물범벅인채로 마코토는 거의 갈 것 같은 표정으로 눈을 까뒤집으며 그저 이즈미가 박는대로 몸이 흔들렸다. 하으, 어, 히익,히이잇, 하고 제 본능에 충실한 소리를 입으로 내며 이즈미가 자신의 안의 사정하는 순간, 마코토도 머리에 번뜩 화이트 플래시가 터져서 그대로 대차게 가버리고 말았다. 주우욱- 마코토는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눈을 감았다. 


 이즈미는 눈을 감은 제 사랑스런 마코토의 볼에 한없이 입을 맞췄다. 아, 아, 이제야 왔구나. 유우군, 내가 십년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너는 모르겠지? 아아, 나는 언제라도 너를 이렇게 만들고 싶어서 그동안 얼마나 인내하고 또 인내했는지 몰라. 아아, 사랑스러워.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 같아. 역시 이런 귀여운 유우군은 나만 보는 편이 좋아. 너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뇌를 모두 파버려서, 이 세상에 너를 기억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으면 좋겠어. 아아, 유우군-. 여기서 나랑 평생 사랑을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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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마코] 비가 녹는 도시 01









"야! 마코토! 나가서 담배 좀 사와라-."

"앗, 내것도! 항상 나 피던거 기억하지?"

"거스름돈으로는 까까라도 사먹어라!"

"아하하ㅡ 까까가 뭐냐? 다 큰 성인한테!"


 선배 둘이 건내주는 1000엔짜리 지폐를 받으며 마코토는 '이런거 시키지 말라니까요 귀찮게..'하고 작은 소리로 불평을 했지만, 나가지 않았다간 들이닥칠 후환이 두려워 자리에서 일어나 회식 중이던 가게 밖으로 나갔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밤바람이 꽤 차서 이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지-하고 걱정이 되었지만 외투를 가지러 귀찮게 다시 들어가는 것보다야 감기걸리는게 더 낫다고 결론내린 마코토는 1000엔짜리 지폐 두장을 지갑에 단정히 집어넣곤 편의점을 찾으러 길을 나섰다.


 오늘은 오랜만에 대학 동아리 선후배들과의 회식이라 그런지 마코토도 사실은 기분이 조금 업되어 있었다. 지금은 휴학중이라서 동아리에 얼굴을 잘 못내비치지만 이렇게 이따금 자신을 불러서 과회식에 나오라고 챙겨주는 것을 보면 자신을 잘 챙겨주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다. 에휴휴- 이런건 짬밥없는 후배 몫이지-, 하고 편의점을 찾아 두리번거리던 마코토는 단독주택가라 그런지 눈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 편의점의 존재에 의아해졌다. 요샌 시골에도 편의점은 다 있던데 어찌된게 이 동네는 편의점 하나 없냐. 


 마코토는 단독주택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주택가를 혹시 골목에라도 편의점이 있는 게 아닐까-하곤 골목을 여러군데 살폈다. 그래도 나오는 건 일반가정집뿐이라 그냥 여기서 돌아갈까-하며 거의 포기심정으로 마지막으로 골목길 하나만 살펴보자 생각하곤 조금 더 걸음을 걷자 나오는 골목길을 살폈다. 나올리가 없지-라고 생각하고 들여다 본 골목길이었는데 맨 끝 쪽에 '담배'라고 써져있는 작은 간판의 불이 켜져있음을 보아 운명이란건 정말 말로 형연할 수 없이 신기한 일이지 싶어졌다.


 마코토는 가로등이 하나 뿐이라 조금 어둑한 그 골목길로 조심스레 들어섰다. 무슨 가게를 저기다가 차렸대. 장사는 되기는 하는걸까? 항상 영화같은데보면 저런데는 귀신이랑 관련있다거나 뭐 그런거던데. 아 갑자기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치만 담배는 여기밖에 파는 데가 없는 거 같고. 그리고 딱, 딱히 내가 귀신을 무서워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그래, 담배만 사고 얼른 나오는거야! 그리고 요즘 세상에 귀신이 어딨냐? 하하하 ㅡ 라고 마코토는 낡은 간판만이 겨우 달려있어 여기가 담배가게임을 미약하게 알리고 있을 뿐인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ㅡ. 저, 담배.. "


 좀 사러왔는데요, 라는 뒷말이 차마 나가지 못한 것은 가게가 쥐죽은 듯 고요했기 때문이다. 담배가게가 맞긴 한 모양인지 벽한면에 담배가 가득 채워져 있긴 했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역시 주인장을 보이지 않았다. 하하, 어디 외출이라도 하신 모양이지! 라고 애써 오들오들 떨려오는 다리의 진동을 무시한 채 마코토는 눈을 꾸욱 감았다. 아니야, 아니야, 이상한 생각 하지말자. 귀신은 무슨 귀신이야! 귀신이야기는 다 여름철에 장사해먹으려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이야ㄱ...ㅣ.....


 "뭐냐"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뒤에서 쿡쿡 자신을 찔러오는 손길에 급기야 대차게 소리를 질러버리고 만 마코토는 얼굴을 감싸고 주저앉으며 제발 살려주세요! 목숨만 살려주세요! 하고 울먹거렸다. 그렇게 열번정도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어도 딱히 귀신이 자신에게 해를 끼치려는 낌새가 없어보여서 마코토는 눈을 아주 사알짝 뜨고 고개를 조금씩 들어 위를 살폈다.


 "쇼를 한다."


 그곳엔 슈트차림의 잘생긴 미청년이 자신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에? 귀, 귀신이 아..아니었어? 다...다행이다! 라고 크게 안도한 마코토는 이내 제가 저 잘생긴 미남자 앞에서 쪽팔린 짓거리를 해버렸다는 걸 인지하곤 얼굴을 터질듯 붉혔다. 쭈그린 자세에서 어색하게 일어난 마코토는 하하-하고 상대에게 어색한 웃음으로 무마하려고 하며 이야 놀랐다니까요-하고 머리를 긁적였다. 


 "담배 사러왔는데, 주인도 없고 조금 무서워서 -. 하하, 그래도 이런 곳에 담배를 사러오는 사람이 저 말고 더 있네요. 하하. 조금 무서웠었는데 잘 됐.."

 "내가 여기 주인인데?"


 누추한 작은 담배가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상을 가진 남자가 이 가게의 주인이라고 선언해왔다. 마코토는 잠시 상대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앞에 선 이 남자가 이 가게의 주인이라고 말했다는 것을 깨닫곤 '엑?'하곤 놀라버렸다. 이런 담배가게라고하면 조금 인상이 무서운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있을 거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딱봐도 비싸보이는 고급슈트를 입고 있는 잘생긴 젊은 남자가 주인일 거라는 생각은 절대, 전혀 나지 않는데.. 


 이 담배가게 사실 엄청 장사가 잘 되는 곳일까, 하고 조금 의아해진 마코토가 그래도 목적인 담배를 사기 위해서 선배들이 사오라고 했던 담배 두 갑의 이름을 읊었다. 어째서인지 조금 짜증난듯한 얼굴을 하고 있던 남자는 마코토가 말 한 담배 두 갑을 마코토에게 던져주었다. 허, 헛! 하고 방심하던 마코토가 담배 두 갑을 모두 잡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트리자 아까보다 더 한심하다는 듯 마코토를 바라보던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돈."

 "아, 잠시만요, 지갑이, 헉!"


 한 손으론 담배 두 갑을 안고 지갑을 꺼내 남자에게 건내려던 마코토가 이내 지갑에 있던 내용물을 바닥에 쏟아버렸다. 남자가 '후-'하는 한숨을 내뱉었다. 그것은 한숨이었지만 어째선지 '진짜 가지가지 한다-'라고 들리는 듯 했다. 마코토는 이제는 거의 울듯한 얼굴로 다시 바닥에 쪼그려 앉아 명함, 카드, 현금등을 주워들었다. 남자는 조금 도와줄 법도 한데 그저 서서 마코토를 내려다보기만 할 뿐 전혀 도와주려는 기색이 없었다.


 마코토는 조금 심술이 났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내가 여기 고객인데 진짜 서비스가 꽝이네! 이런 가게 금방 망해버리지! 암암! 우리 가게에서 저런식으로 행동했다간 바로 잘리지! 소심하게 속으로만 남자를 욕하던 마코토는 쏟은 내용물을 다 주워넣고 일어서서 남자에게 지폐를 건냈다. 


 무뚝뚝하게 아무말 없이 거스름돈만 건내주는 남자의 행동에 마코토는 이런 가게따윈 다시 올 일도 없겠지만 그래도 다시 안올거라며 속으로 으름장을 놓았다. 그래도 천성이 예의바른 마코토는 '안녕히계세요'라고 착실하게 인사까지 한 채 담배가게를 나갔다.


 남자는 창밖으로 마코토의 뒷모습을 쫓다가 이내 큰 도로변으로 마코토가 사라져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되어버리자 창에서 시선을 뗐다. 엄청 얼빠진 놈이네- . 남자는 좀 전까지 마코토가 서있던 바닥을 수십초간 조용히 응시했다. 그 곳엔 명함 사이즈의 종이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아마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줍지 못한 명함같았다. 


 진짜 눈뜨고 코 베일 놈이라고 생각하며 남자는 마코토가 떨어트린 명함을 주워 들었다. '유메도시락'이라는 가게상호와 전화번호가 박혀있는 평범한 업소 홍보용 명함이었다. 남자는 그것을 탁자에 올려 두었다. 도시락, 가게라. 남자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어번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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