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슈/R-18] 무제


*캐붕

*r-18






 이츠키의 연약한 유두가 손가락의 마찰에 의해 쓸렸다.  우웅, 뭐야, 카게히라.. 너 너무 거칠잖아, 하고 이츠키는 조금 얄궂은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런 행동에 가장 흥분되는 건, 험하게 다뤄지고 있는 자신이었다. 유두의 돌기를 지분거리고 있던 카게히라의 손가락은 목선을 타고 얼굴로 올라오던니 이내 입술을 지분거렸다. 적절히 본능적인 교성을 쏟아내고 있는 이츠키의 입술은 적당히 도톰해서 만지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숙한 무언가를 자극하는 그것이 있었다.


 카게히라는 참지못하고 급하게 손가락 두어개를 신음하는 이츠키의 입에 쑤셔 넣었다. 침으로 범벅된 점막이 손가락을 통해 만져졌다. 그것을 요령좋게 훑으면 이츠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손가락을 입의 흡입을 이용해 애무하고 있었다. 아아, 이거 말고 좀 더 큰 걸로-, 라고 귀엽게 조르는 목소리를 내며 이츠키가 정성을 다해 카게히라의 손가락을 빨았다. 보상으로 무언가를 더 바라는 듯 이츠키는 카게히라의 눈치를 종종 살펴가며 그의 손가락을 새끼 고양이처럼 할짝할짝 핥았다가, 좀 더 자신의 목젖까지 닿을 수 있도록 제 입 안에 넣고 빨았다가를 반복했다. 조급해 하는 이츠키의 모습을 보고있으면 이쪽에서도 그다지 절제되지 않아서 카게히라는 재빨리 벨트를 풀고 제 사타쿠니쪽으로 이츠키의 뒷통수를 가져다 댔다. 


 영특하게도 이츠키는 입으로 카게히라의 바지 지퍼를 내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빨로 조심스레 지퍼 끝부분을 내리며 카게히라를 바라보는 이츠키의 시선에는 앞으로 얼마나 자신이 엉망이 되게 될 지에 대한 기대가 가득 담겨있었다. 이츠키는 조심스레 두 손으로 카게히라의 물건을 잡아 들었다. 아직 발기하지 않은 상태라지만 그 크기는 언뜻보기에도 꽤 위험해 보였다. 이런 물건이 제 구멍에 와서 꽂힌다니, 상상만해도 뇌가 흐물흐물하게 녹아버릴 것 같았다. 얼른 이 훌륭한 남근을 맛보고 싶다- 라는 생각에 심장이 활어마냥 팔딱 뛰었다. 결국 이츠키는 잠깐을 참지 못하고 카게히라의 것을 제 입에 가져다 물었다. 우웁,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입에 꽉 차는 훌륭한 크기였다. 이 물건은 이츠키의 입보지와 뒷구멍을 언제나 훌륭하게 만족시켜주고 있었다. 벌써 몇번이나 이 물건한테 쑤셔진 걸까 세보는 것은 무의미한 짓이었다.


 이츠키는 맛있는 사탕이라도 되는 냥 카게히라의 남근을 쪽쪽 핥았다. 카게히라의 입에서 으으, 하는 신음이 흘렀다. 다행히도 카게히라는 자신의 행위를 만족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츠키는 더욱 힘내서 보답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자신의 곁에서 영양가득한 우유를 구멍에 부어주는 카게히라였다. 이런 호모색골에게 카게히라는 너무나 관대한 존재다. 솔직히 처음에 원조교제하는 장면을 카게히라에게 들켰을 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카게히라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더럽고 냄새나고 작은 자지를 가진 아저씨들에게 사람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이리저리 돌려졌을 것이다. 그러니까 더더욱 은혜를 갚지 않으면 안된다. 


 푸슛푸슛, 카게히라의 남근이 이츠키의 입보지 안에서 왕복운동을 했다. 목젖까지 찔러오는 그 행동은 생리적으로 눈물이 맺히게 했지만, 반대로 기분은 짜릿해져서 이츠키의 그것도 이내 절조를 잃고 벌떡 서 있었다. 카게히라는 이츠키의 벌떡 서있는 그것을 보고 서로 다른 색깔의 눈을 미묘하게 번뜩였다. 그리곤 발을 들어 이츠키의 벌떡 선 자지 위에 올려놓고 체중을 실어 자지를 눌렀다. 흐익! 하는 귀여운 소리가 이츠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아아, 스승님 귀엽습니다- 하고 카게히라는 진심섞인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이후의 내용은 쓰다가 날렸습니다 (티스토ry 자동저장기능을 믿지맙시다 여러분..) 

제 마음의 상처가 아물면 뒷부분 다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아..진짜 자동저장이래서 안심했는데 진짜 t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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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마코] 수취인 S






 안녕하세요, S씨. 저 M이에요. 당신은 그 곳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까? 저는 지금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 사실 아직까지 오므라이스의 달걀 지단을 갈라지게 하지 않고 부치는 법은 찾지 못했지만 말이에요. 오늘도 점심에 오므라이스를 시도해 봤는데 역시나 당신처럼 지단을 만들지는 못하겠더라고요. 혹시 그런 제 모습을 천국에서 바라보면서 비웃었습니까? 천국에서는 지상이 보인다는데 진짜인가요? 왠지 그렇다면 당신은 하루종일 저만 바라보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소름이 돋습니다. 아, 지금 너무해!라고 하셨죠? 하하, 장난입니다 장난. 그런데 진짜 하루종일 저만 보고 계신건 아니시죠...? 


 당신이 그 곳으로 가신지도 벌써 1년이 되었네요. 계절은 네번 바뀌어 다시 당신이 떠나버린 겨울이 되었습니다. 겨울은 상실의 계절인거 같네요. 모든 생명력을 앗아가잖아요. 생각해보니 어릴적 제가 키우던 강아지 '지로'도 겨울에 얼어 죽었던 것 같네요. 저는 이 겨울이 참으로 밉습니다. S씨는 겨울을 좋아한다고 하셨죠? 우리는 참으로 공통분모가 없는 것 같네요. 이렇게 당신과 다른 저를, 당신은 왜 좋아해주었는지 아직까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뭐, 극단끼리는 끌린다는 말도 있지만요. 그러고보니 천국에는 계절이라는 개념이 있는 것인가요? 천국의 겨울은 어떤가요? 아, S씨. 천국에는 가신 겁니까? 문득 걱정이 되네요. 


 일년동안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나이가 한살 한살 더 먹어갈 수록 시간이 너무 휙휙 지나가는 기분이라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던 추억은 금방 잊어먹게 되네요. 음.. 글쎄 뭐가 있을까요. 아, 사쿠마 리츠씨가 얼마 전에 일주일동안 깨어나지 않고 깊이 잔 일이 있었습니다. 마오군에게 리츠씨가 일주일째 깨어나지 않는다는 전화가 왔을때는 사쿠마씨도 당신의 뒤를 따라 가는 게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그냥 단순히 일주일 간 숙면했던것이라고 해요.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사람이 어떻게 일주일이나 잠을 잘 수 있을까요. 그러보면 당신이 속해있던 그룹은 참으로 개성적인 사람이 많았지요. 


 아, 그리고 아라시군은 최근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간간히 배우활동도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아라시군 이름으로 메이크업 브랜드도 런칭했다고 해요. 지인들에게 보내는 것이라면서 아라시씨 이름으로 메이크업 제품이 담긴 박스가 두상자나 도착했을때는 처치 곤란했습니다. 아무래도 전 주변에 아는 여자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어머니께 친구들과 나눠쓰시라고 드렸더니 참으로 좋아하시더군요. 레오씨는 프리랜서 작곡가로 활동하고 계세요. 얼마 전에 일본전역을 강타한 걸그룹의 히트송을 써서 몸값이 꽤나 높아졌다고 들었습니다. 레오씨는 정말 작곡에 재능있는 분이네요.


 이렇게 감상에 젖어있으려니 당신이 저희집에 찾아왔던 그 날이 생각나네요. 이제 한달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S씨가 말해왔을때는 솔직히 속으로 질색하던 참이었습니다. 이제는 스토킹을 하다 못해 거짓말이라도 쳐서 동정표를 얻으려는 건가? 라고 생각했어요. 너무하다고 생각하실진 모르겠지만.. S씨의 평소 행실이란게 있지 않습니까.. 하여튼 이제 한 달밖에 살 수 없으니 한 달만이라도 저희 집에서 살고 싶다고 하셨을 때는 진심으로 경찰에 신고할 참이었지만, 평소와는 다른 진중한 분위기의 S씨를 보고 있자니 어째 거짓말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신은 저에게 거짓말을 한 게 아니었지요. 제가 허락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가지고 왔던 짐을 제 집안으로 들여놓던 당신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좀 많이 무섭지만요.


 아, 당신이 가져왔던 제 피규어는 아직도 선반 위에 모셔두고 있답니다. 당신이 당당히 그것을 꺼내서 선반위에 올려놨을 때는 대체 당신은 어느정도까지 구제불능인걸까?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치우자니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느낌이라 아직도 제 선반위에 놓아져 있어요. 몇달 전에 제 집을 방문한 스바루군이 그 피규어를 보더니 'M군 혹시 나르시스트야...?'라고 썩은 물고기의 눈알로 바라봤지만요. 그것은 어찌저찌 잘 해명했습니다. 그나저나 그런 피규어는 대체 어디서 제작한 겁니까 S씨? 혹시 그 피규어에게 이상한 짓을 했다거나.. 그런건 아니지요? 아무리 당신이지만 거기까진 아니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당신이 제 냉장고를 열어보더니 질색하셨던 것도 기억에 나네요. 아무래도 저는 평범한 남자일뿐이라 인스턴트라던가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당신은 그것을 모두 내다버리라고 명령하셨죠. 이런걸 먹고 피부가 썩어서 죽을 생각이냐며.. 전국에 인스턴트 식품 사장님들을 적으로 돌리는 소리를 간단히 해버리고 저희는 S씨가 만족할 만한 식품들로 냉장고를 채워넣기 위해 마트에 갔었죠. 사실 이건 비밀인데 당신이 내다버리라고 했던 그 인스턴트들은 아까워서 내다버리진 않고 도로 가져왔었어요. 화내지 말아주세요. 저는 당신처럼 뜯지도 않은 음식을 뭉텅이로 버릴 사람은 못되니까요.

 

 대충 마트에서 특가라고 써져있는 야채들을 고르고 있으려니 당신은 저에게 얼굴을 찌푸렸죠. 그리곤 농약의 해로움에 관해 이것저것 설교를 늘어놓은 뒤, 얼이 빠져있는 저를 이끌고 유기농 코너로 갔어요. 토마토 하나 고르는 데도 십분이 넘게 걸리는 S씨를 보면서 참으로 꼼꼼한 사람이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모델으로서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있구나- 하고 조금 감탄도 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그 날 저녁은 파스타였지요? 학창시절에 S씨가 종종 저에게 직접 만든 도시락을 가져다 줄 때도 있었는데 사실 그 안에 수면제라도 탄 건 아닐까 두려웠어서 한 번도 입에 댄 적은 없었습니다. 즉, 그 파스타가 제가 먹어본 S씨의 첫 요리였지요. 파스타는 잘 먹을 일이 없어서 어떤게 맛있는 파스타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S씨의 그 파스타는 꽤나 제 입맛에 맞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음식을 대접받고도 제대로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었네요.

 

 감사했습니다 S씨. 당신의 그 파스타 무척이나 맛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그 답례로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드렸는데, 기억나나요?  제가 보기에도 안 탄 부분보다 탄 부분이 더 많은 괴상한 요리가 되어있었지만, 굳이 버리자는 제 만류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당신은 그것을 다 먹어 치우셨지요. 물론 당신다운 혹독한 악평은 잊지 않으 신 채로요. 이후에 당신은 제게 지단 부치는 법을 알려주셨지만 솔직히 저는 아직도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해요. 엉성하게 만들어진 제 오므라이스를 보고 있으려니 당신의 꾸짖음이 들리는 거 같아 조금은 웃게 됩니다. 역시 전 평생 오므라이스는 제대로 만들 수 없을 거 같아요.


 당신은 남은 한 달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지내다 가고 싶다고 어딘지 제게 말해왔습니다. 그래서 어느날인가 S씨가 속해있던 그룹인 나이츠의 멤버들을 제 집에 초대했었죠. 그때 기억나시나요? 츠카사군이 '저 선배가 결국 인신매매까지 손댄건가..' 라고 중얼거리면서 저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던 것을요. 얼마안가 츠카사군은 당신에게 머리를 쥐어박혔지만요. 레오씨도 '결국 S녀석이 우려하던 일을 ...' 이라던가 아라시씨도 '이거 신고해야해 말아야해? 정의가 먼저냐 정이 먼저냐..'라던가 어쩐지 예상했던 반응을 보여서 우스웠어요. 하여튼 나이츠의 멤버들은 모두 재밌는 분들입니다.


 나이츠의 여러분에게 'S씨와 같이 살자고 제가 허락했습니다.'라고 말하니까 또 한번 나이츠의 모두가 경악스런 표정을 지어서 웃음이 났습니다. 리츠군은 '저기.. M군..S한테 협박당한거라면 경찰에 같이 신고해줄테니까..'라며 핸드폰을 건네왔지요. 당신 평소에 대체 행실이 어땠던 겁니까.. 


 그 날은 나이츠의 모든 분들이 밤늦게까지 저희 집에서 술파티를 벌였었네요. 당신의 주량이 그렇게 약한지 저는 그 날 처음 알았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주사를 알고 계셨습니까? 술취하면 힘이 장사가 된다는 말은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 말 같았습니다. 술취하자마자 저에게 달려드는 것은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다행히 나이츠의 모든 분들이 당신의 사지를 잡고 말려주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저는 그 자리에서 동정을 빼앗길 뻔 했습니다. 진짜로 무서웠다고요. 진짜로요. 저도 남자니까 S씨가 아무리 덤벼들어도 당하지는 않을 자신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그건 제 착각이라는 것을 저는 그날 밤 깨달았습니다. 다시한번 그 때 S씨를 전력으로 말려준 나이츠의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당신이 떠나버리고 가장 많이 울어주었던 것도 나이츠의 모두네요. 어째서 당신이 죽는다는걸 말하지 않았던 거냐고 리츠씨가 제 멱살을 쥐여올 때는 솔직히 쫄았습니다. 매일 잠만 자는 사람한테 그렇게 엄청난 기운이 있을 줄 몰랐어요. 아마 레이씨가 말려주지 않으셨다면 그대로 보기좋게 이빨하나 정도는 나갔을 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꽤 사랑받고 있던 거 같아요, 사람들에게. 저도 당신처럼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음, 이야기가 조금 세어 버렸네요. 나이츠 멤버분들이 고주망태가 되어 매니저라던가 지인이라던가에게 이끌려 사라 진 후, 당신은 '저녀석들과 헤어질 생각을 하니 죽고싶지 않아.'라며 중얼거렸죠. 새벽바람에 흩어져 그 중얼거림은 미미하게 들렸지만 그래도 저는 똑똑히 들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세상을 사랑했던 것 이지요? 그 세상 안에 저도 들어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 건 너무 큰 자만일까요? 


 저희가 첫 입맞춤을 했던 날을 기억하세요?  tv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소원 하나만 들어달라는 당신의 요구에 저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당신이 마지막으로 저에게 어느 정도의 애정을 기대하고 왔다는 것을 저는 잘 알았습니다. 당신을 집 안에 들여 놓은 것은 일종의 허락과도 같은 것이었지요. 사실 '뽀뽀해도 돼?' 라는 요구는 당신의 입에서 나온 것 치곤 너무 건전해서 놀랐답니다. 사실 저는 그 이외의 더 심한 짓을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너무 변태인 건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이 아마 그 이상의 것을 요구했어도 저는 들어주었을 거예요. 저는 그정도로 각오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고개를 끄덕이니까 당신은 조심조심 망설이며 제게 다가왔지요. 학창시절에는 대놓고 좋아한다고 스토킹 비스무리 한 것도 했던 당신인데 입맞춤 하나에 그렇게 바들바들 긴장하다니 솔직히 좀 웃었습니다. 당신이 처음으로 인간답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당신을 예전부터 인간답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확실히 제 입술에 닿은 당신의 말캉거리는 입술 촉감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당신은 인간이었어요. 죽는 것을 두려워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입맞추는 것에 긴장하는 보통의 인간이었어요. 왜 저는 당신을 예전부터 두려운 존재로 인식했을까요? 그렇게나 인간다운 사람이었는데 말예요.


 그 이후, 하루하루 수척해 지는 당신의 모습은 제 심장을 잘게잘게 찣어버리는 것 같은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당신 앞에선 애써 밝은 척 했을 진 몰라도 괴로운 것은 S씨 당신만이 아니었어요. 당신의 옆에서 당신을 지켜보던 저도 무척 괴로웠습니다. 아마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 괴로운 일은 몇번 더 겪어야 하는 것이겠죠. 부모님이 돌아가신다거나 제 친구가 죽는다던가 할 때 말이에요. 저는 또 이 괴로운 일을 반복 할 자신이 없네요. 이것은 다 당신의 책임입니다 S씨. 


 당신이 죽기 전에 했던 부탁을 기억해요? '널 가장 좋아했던 사람은 나인걸로 해줘'라니 끝까지 당신다운 부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곧 숨이 끊어질 듯 헐떡거리면서도 저에 대한 집착을 표현하는 당신에게는 그 전 부터 이미 질려있었지요. 사실 당신이 부탁하지 않았어도, 저를 가장 좋아했던 사람은 S씨였습니다. 그건 저 뿐만 아니라 모두들 아는 사실일텐데, S씨 당신은 왜 그런 부탁을 하고 떠난 것일까요? 뭐, 아직까지 그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아직 당신보다 더 절 좋아해 주는 사람은 나타질 않고 있네요. 왠지 나타나게 된다면 당신이 무슨수를 써서라도 퇴치할거라는 생각이 들지만요.


 사실 저는 당신을 동경했습니다. 언제나 빛나는 당신을 보며 저도 당신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이 길을 달려왔어요. 당신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당신과 같은 선상에 서고 싶어서 노력했기때문에 저는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건지도 몰라요. 제가 지금 당신과 같은 선상에 섰다는 무례한 말은 하지 않아요. 저는 아무리 해도 S씨, 당신의 발치에도 닿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조금 가까워졌다고 생각할 때 쯤 당신이 저 먼 곳으로 떠나버려서 저는 이제 좇아야 할 상대가 없어졌습니다. 그것이 너무 분해요.


  저는 꽤 괜찮은 놈이었나요 S씨? 대답하지 않으신다면 그런 것으로 알겠습니다. 저는 원래 제멋대로인 억지쟁이니까요.


 이제는 봄이 다가옵니다 S씨. 당신이 가져간 겨울은 참 길기만 했네요. 이제, 봄에는 행복하세요. 




                                                                                         -M으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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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마코] 슬침연 썰




 슬침연 1~2와 이어지는 내용. 세나 이즈미는 어렸을 적에 어머니 요양 차 시골에 있는 별장으로 내려옴. 나가서 친구라도 사귀라는 유모의 말에 내가 왜 이런 시골동네 애들이랑 친해져? 라는 생각을 품고 있던 이즈미였으나 어느날 동네를 산책하다 마코토를 본 이후로 마코토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함. 그래서 이즈미는 자기 나름의 호감표시로 마코토에게 과자를 선물해 줌. 마코토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신이 난 이즈미는 그럼 다음날 만나면 더 좋은 것들을 주겠다고 함. 그렇게 이즈미는 다음날 만날 약속에 설레며 집으로 돌아감.

 하지만 다음날 약속했던 장소에서 몇시간이고 기다려봐도 마코토가 나오지 않음. 이즈미는 마코토가 자신과의 약속을 어겼다고 생각함. 저녁이 되서야 자신을 찾아온 유모의 품에 안겨 울며 이즈미는 이제 친구따위는 사귀지 않겠노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함. 

 그런데 마코토도 일부러 나오지 않은 게 아니라 사정이 있었음. 이즈미랑 다음날 만날 약속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자 아버지가 집안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었기 때문임. 마코토의 아버지는 이 넉넉하고 인심좋은 시골마을에서 몇 안되는 망나니중에 하나로 거의 도박에 모든 것을 걸고 있기 때문에 집에 들어오는 날은 일년에 끽해야 한손에 꼽을 정도임. 그마저도 돈이 다떨어져서 어머니에게 돈을 내놓으라며 협박하러 오는 것이라 마코토는 당연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음. 혹시라도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되어서 허겁지겁 집안에 들어가보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왠 낯선 남자가 서있음. 

 어머니는 자신을 보며 이제 끝났다- 라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고, 아버지는 보기 드물게 마코토를 보고 반가워하는 기색을 보임. 저 낯선 남자는 누굴까? 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마코토에게 아비라는 자는 추접하게 웃으며 도박빚때문에 널 팔게 되었다고 말함. 그 얼굴에는 미안한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아서 마코토는 생전 처음으로 제 아버지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버림. 그래도 마코토는 아직 어린아이일 뿐이기에 아버지에게 상대가 되질 않고 아버지가 배은망덕한 놈이라며 마코토의 복부를 발로 걷어차버리고 얼굴에까지 손 대려는 찰나 낯선 남자가 그것을 제지함. 

 "이제 얘는 당신 아들도 아닌데 그쯤 해두게. 얼굴은 반반하니 내가 값은 더 쳐주겠네."

 마코토는 부잣집의 식솔로 들어감. 그 집에서는 그럭저럭 괜찮게 지내지만 그래도 밤마다 어머니가 그리워지는 것은 참을 수가 없음. 생각해보니 만나기로 했던 이즈미 도련님께 미안해 지기도 함. 그렇게 몇년을 그 집에서 사는둥 마는둥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살아갔을까. 어느날 제가 모시는 마님의 친구인 포주가 찾아옴. 그 포주는 수도에서 엄청 큰 유곽을 운영하고 있는 여자로, 젊었을 때는 지방에서 엄청 이름날리던 기생이라고 함. 마코토는 그 둘에게 차를 내옴. 그러자 포주가 마코토를 위아래로 훑더니 마코토가 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님에게 마코토를 제게 팔 것을 제안함.

 "얘 꽤 반반하게 생겼네. 나한테 안팔래?"

 마님은 처음에는 포주가 장난으로 하는 소리인 줄 알았으나 꽤 높은 값을 부르기에 머리를 굴리다가 결국 마코토를 그 유곽으로 팔아버림. 그 여자가 포주인지 몰랐던 마코토는 또 다른 부잣집에 식솔로 들어가나-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따라갔지만 막상 도착한 곳은 유곽. 유곽에서 잡일꾼역을 하는건가? 라고 생각했으나 그게 아님. 유곽에 찾아오는 특이취향인 남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마코토의 일. 처음에 남자한테 범해졌을 때는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음. 탈출도 여러번 시도했지만 결국 다 붙잡혀서 죽을정도로 처벌이 가해짐. 그 이후로 마코토는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었음. 제 몸뚱아리의 세배는 될 법한 늙은 남자들이 헐떡거리며 왕복운동을 멍하니 바라보며 마코토는 자살을 생각하게 됨. 그 자살시도도 다 미수로만 끝나서 마코토의 손목에는 붉은 줄이 무수함.

 마코토가 유곽에서 자살을 기원하고 있을 때, 이즈미는 이 나라를 움켜쥐고 있는 세나가문의 충실한 당주역할을 해가고 있음. 세나가문은 텐쇼인 황가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귀족 가문. 사람을 만나는 걸 지극히 싫어하는 이즈미지만 아무래도 세나가문쯤 되는 명문가의 당주라 이것저것 비즈니스 할 게 많은데 그 날은 외국에서 온 사신을 접대하느라 마코토가 있는 그 유곽을 찾음. 이 사신이 성적취향이 호모섹슈얼이라 수소문해서 남자기생을 들여놓는 다는 유곽을 찾은 것임. 접대실에 앉아있으려니 남자 기생 둘이 들어오는데 그 중 하나가 마코토. 세나 이즈미는 예전에 시골에서 만났던 그 소년과 제 눈앞에 있는 기생이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 놀람. 마코토도 세나 이즈미를 알아봄. 

 "너 혹시 나 본 적 있지 않아?"
 
 이즈미가 물어봄. 마코토는 고개를 가로저음. 마코토에게 있어 제 유년시절은 너무나 성스러운 것이어서 지금의 더러운 자신이랑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 마코토는 세나 이즈미를 처음 본다고 거짓말 함. 이즈미는 너무 닮았는데.. 하면서 마코토를 훑다가도 닮은 사람은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코토의 말을 납득해버리고 맘. 여기부턴 급전개로 써야지... 귀찮다...

 처음에는 마코토가 예전의 그 소년과 너무 닮아서 눈길이 갔던 이즈미인데, 점점 그것과 별개로 마코토 그 자체가 좋아져버림. 그래서 마코토를 자신이 빼오려는데 포주는 마코토가 이 가게의 매출을 많이 올려주고 있기 때문에 빼주려고 하질 않음. 게다가 텐쇼인 가문의 황족이 마코토의 단골이라 마코토를 빼올려면 분쟁을 감소해야함. 이즈미는 강제로 잡혀들어온 기생을 풀어주자는 법령을 올림. 그런데 황제인 텐쇼인 에이치는 그 기생애들을 싹 잡아들여서 사형을 내림. 사회 악이라면서 다 죽이라고 함. 문제는 잡혀들어온 기생들 중에는 마코토도 있다는 것. 

 이즈미는 황제인 에이치에게 대듬. 이게 또 에이치의 눈 밖에 보여서 반역죄로 이즈미는 사형선고가 내려짐. 이즈미는 황제에게 마지막 부탁으로, 마코토와 같은 감옥에 넣어달라고 함. 에이치는 그동안 자신을 보필한 정으로 이즈미를 마코토가 갇혀 있는 곳에 같이 넣어줌. 이즈미의 사형날짜는 마코토보다 하루 전. 이즈미는 사형당하기 하루 전날 마코토의 무릎에 누워 마코토가 불러주는 자장가를 들음. 

"역시 난 너의 곁에서 죽고 싶어."

 이즈미는 간수에게 돈을 좀 쥐여주고 몰래 공수한 독약을 입에 털어 넣음. 마코토는 그것을 제지하지 않은 채 그저 이즈미를 아기 어르듯 토닥이기만 함. 독약을 먹어서 그런지 의식이 가물가물해져옴. 눈이 풀려버린 것 처럼 초점이 맞지를 않고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있음. 그 와중에도 마코토의 자장가 소리는 정확히 들려옴.

"나, 당신한테 거짓말 한게 있어요. 당신이 예전에 만났다던 소년. 사실 저예요."
"…역시 그럴줄 알았다니깐."

 이즈미가 피식 웃음. 곧 입가가 경련하더니 손이 툭- 하고 싸늘하게 떨어짐. 생명이 끊긴 이즈미를 보곤 마코토는 토닥이던 손을 멈춤. 

"이번에는 정말로 만나러 갈게요."

 마코토는 제 무릎위에서 눈을 감고 있는 이즈미의 입술에 키스하며 제 혀를 깨물어버림. 

 다음날, 사형 전 마지막으로 이즈미의 얼굴을 보러온 에이치는 나란히 죽어있는 이즈미와 마코토의 시체를 보며 쯧-하고 혀를 참. 이것 참. 내가 나쁜 놈이 되어 버렸네- 하면서 곁에 있던 병사에게 두 사람을 합장 시키라고 명령하곤 등을 돌려 그 감옥을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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