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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6.01.03[쵸로쥬시] 과보호
  3. 2015.12.31[이치쥬시] 제이슨을 위한 장미 03
  4. 2015.12.31[이치쥬시] 제이슨을 위한 장미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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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쥬시] 제이슨을 위한 장미 썰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는 나이차가 8살 정도 나는 형제. 원래는 평범한 중산층의 가정에서 자라고 있었지만, 부모님이 두 분 다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면서 평화롭던 일상에 금이 감. 쥬시마츠가 10살, 토도마츠가 2살정도 되었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심. 불행이랄지 다행이랄지 두 형제의 앞으로 꽤 많은 양의 보험금이 떨어짐.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를 맡아 기르길 꺼려했던 친척들도 두 사람앞으로 꽤 많은 보험금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로 맡아 기르겠다고 함. 그렇게 친척끼리 서로 누가 맡아서 기를 것이냐로 분쟁이 일어나고 결국 큰아버지의 집에 맡겨짐. 하지만 큰아버지라는 사람은 말이라도 괜찮다고 할 사람은 아님. 처음에는 보험금을 노리고 접근한거라 형제들에게 잘해주는 척 하지만 곧 본색이 드러남. 그래도 토도마츠는 아직 사리분별도 안 갈 아기라서 큰아버지가족의 횡포를 직접적으로 체감하진 못했지만, 쥬시마츠에게는 항상 잡일을 시키느라 바쁘고 심지어 그 집 가족의 빨래나 설거지를 모두 쥬시마츠에게 맡기거나 학교 급식비를 주지 않아서 쥬시마츠는 항상 물로 배를 채움.


 보험금은 큰아버지가족의 행실때문에 몇 년만에 흥청망청 수중으로 날아가버림. 그나마 보험금이 있을때는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는데, 보험금을 다 써버린 이후에는 쥬시마츠 형제가 애물단지라면서 항상 쥬시마츠에게 폭력을 휘두름. 그때문에 쥬시마츠는 점차 어두운 성격이되고 학교에도 적응을 못하고 겉돌음. 그래도 쥬시마츠가 이 집에서 버티는 이유는 단 하나. 토도마츠는 아직 보호가 필요한 나이이기 때문임. 그래서 맞고 살면서도 토도마츠 하나를 생각하면서 그 집에 꿋꿋히 눌러살고 있는 거. 하지만 큰아버지가 아직 일곱살밖에 안 된 토도마츠에게 손찌검을 하려하자 쥬시마츠는 그 집에서 나와버림. 


 편의점 아르바이트, 공사장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쥬시마츠는 자신도 아직 어린 나이에 동생을 제 손으로 키움. 학교는 물론 갈 여유가 못 되고, 그렇지만 적어도 고등학교 졸업장까진 따놔야 사회에서 인정해주니까 그 바쁜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함. 거기서 멈추지 않고 경찰시험도 봐서 엄청 어린나이에 감식관이 될 수 있었음. 나름 감식관 선배들에게도 이쁨받고 능력도 인정받으면서 직장 내에서 어느정도 적응함. 


 아직도 돈이 궁하긴 하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직장을 갖게 되었고 이제야 숨 좀 돌리려나 하는 데 운명이라는 게 그렇게 순탄하지는 않은 것인지 토도마츠의 병이 그 때 발견됨. 어느날 쥬시마츠가 집에서 돌아왔는데 집의 불이 다 꺼져있음. 쥬시마츠는 토도마츠가 아직 안돌아왔나?하고 스위치를 키려는데 발에 툭-하고 뭐가 걸림. 응?하고 쥬시마츠가 자세히 바라보니까 토도마츠가 각혈을 하며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덜덜 떨고 있음. 쥬시마츠는 엄청 당황해서 구급차를 급히 부르려니까 토도마츠는 그런 형에게 자신은 괜찮다고 말 하려 하는데 말하던 와중에 또 피를 쏟음. 결국 의식 잃은 토도마츠는 급하게 구급차에 실려가고 쥬시마츠는 큰아버지 집에서 맞고 살면서도 한번도 찾아본 적 없는 신을 그제서야 찾음. 토도마츠만 살려주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신에게 기도드림. 


 다행히 토도마츠는 죽지는 않음. 하지만 오랫동안 그 병을 참고 있던 모양이라 병이 꽤 진전된 상태여서 꾸준한 치료와 정기적으로 수술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의사가 말함. 결국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소리. 토도마츠는 제 나름대로 형에게 부담이 되는것이 싫어서 쥬시마츠에게 아픈 것에 대해 상담하지 않은 것이었지만, 쥬시마츠에게는 자신이 동생에게 전혀 의지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선고받은 거 같아 가슴이 매어짐. 토도마츠가 깨어날 때 까지 병실에서 잠도 못자고 간호하고 있던 쥬시마츠는 토도마츠가 깨어나자 동생의 뺨을 때림. 토도마츠는 형이 자신을 때린게 처음이라 크게 당황해서 얼얼한 볼을 잡고 정신빠진 표정으로 쥬시마츠를 바라봄. "형이… 형이 그렇게 못미더웠니? 이런거 하나 못 털어놓을 만큼?""형…그런게 아니야.. 나는 부담이 되기 싫어서..""부담? 형이 너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거 알면서.. 너 죽으면 형이 참도 편하게 발뻗고 살겠다. 어? 날 … 얼만큼 무능력한 사람으로 만들어야 성에 차는거야.. 흐ㅡ윽. " 결국 토도마츠 앞에서 그 동안 괴롭고 서러웠던 게 다 터져버려서 한참을 펑펑우는 쥬시마츠. 토도마츠는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어쩔 줄 몰라함. 쥬시마츠가 어느정도 진정되고 토도마츠에게 형에게 이제 숨김없이 모든 걸 말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나서야 사건을 일단락 됨. 


 하지만 토도마츠의 치료를 위해 필요한 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어서 현실로 돌아와서 쥬시마츠는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까 생각해야했음. 경찰 월급을 모아서 결코 만들수 있는 액수는 아니었기에, 쥬시마츠는 마약에 손을 댐. 경찰계에서 일하기 때문에 그 쪽 소문을 잘 알고 있던 쥬시마츠는 몰래 마약소매상을 해보기로 함. 생각보다 액수가 꽤 괜찮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임. 물론 나쁜짓이라는 자각은 있지만 그래도 제 동생을 위해서라면 나중에 지옥에 떨어져도 좋다고 생각함. 중간업자인 카라마츠를 소개받은 쥬시마츠는 거의 일년 간 카라마츠에게 받은 마약을 개인에게 소량으로 판매하면서 동생 수술,치료비를 모아감. 그런데 결국에 그 짓도 오래지나지 않아 들켜버림. 그것을 알아챈 것은 자신의 선배 켄씨. 평소 쥬시마츠와 자주 교류하고 있고, 쥬시마츠 형제의 사정을 어렴풋이 들어서 항상 쥬시마츠를 챙겨주는 사람이었음. 켄씨는 쥬시마츠의 일은 눈감아 줄테니 조용히 사퇴에서 마무리 하라고 함.


 쥬시마츠는 직장은 잃었지만 그래도 감방에 가지 않은게 어디냐고 스스로 안도하면서 살아감. 그래도 동생에게 걱정은 끼치기 싫어서 직장에 사표낸 것은 말하지 않음. 동생이 의심하지 않게 평소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나가고, 근근히 마약소매상의 일도 하면서 살아감. 다행히 마약소매상의 일이 꽤 짭짤한 편이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살림은 꾸려갈 수 있었고 다섯평짜리 셋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돈도 꽤 모아가고 있었음. 어느날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데 토도마츠 친구가 거기에 옴. 그 편의점이 학원가 주변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토도마츠 친구가 도시락 사러 들른것. 토도마츠와 쥬시마츠는 꽤나 닮은 외모였기 때문에 토도마츠 친구가 토도마츠에게 형이 있다고 했던 것을 상기하면서 "토도마츠 형 아니세요?"라고 물어옴. 쥬시마츠는 당황해서 아니라고 했지만, 그 친구는 기어코 토도마츠에게 "너희 형 편의점 아르바이트하셔?"하고 물어봤음. 토도마츠는 형이 편의점에서 일하는 걸 모르기 때문에 친구에게 아니라고 대답하곤 집에와서 "오늘 내 친구가 편의점에서 형닮은 사람을 봤대. 웃기지? 나랑 많이 닮았다고 하더라고. 근데 형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리가 없잖아 ㅡ. 세상에 우리를 닮은 사람이 또 있다니 신기하지 않아?" 하고 천진난만하게 물어옴. 


 결국 쥬시마츠는 다른 편의점으로 옮김. 이번에는 학생들이 잘 안다니는 회사만 많은 동네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함. 그 회사들 중에서는 제이슨사(社)도 있었음. 이치마츠는 이 제이슨사의 회장. 사실 말이좋아 금융업 회사지, 알고보면 고리대금업을 하는 조직. 고리대금업 이외에도 마약유통으로도 유명한 조직임. 일본 전역의 마약의 70퍼센트는 제이슨사에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사실 상 엄청난 위치에 있는 조직으로 보면 됨. 이치마츠는 대개 뒷세계에선 제이슨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음. 사실 쥬시마츠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중간상 카라마츠도 이 제이슨 사에서 마약을 공급받고 있는 것. 그런 사정까지 쥬시마츠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여튼 둘이 처음 만난 것은 쥬시마츠가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편의점. 우연히 이치마츠가 담배를 사러왔음. 편의점에 들어와서도 담배를 뻑뻑 펴대는 이치마츠의 행실에 쥬시마츠는 얼른 담배를 줘서 쫓아버리자는 생각으로 담배를 건내주는데, 그런 쥬시마츠의 얼굴에 담배연기를 뿜어버리는 이치마츠. 쥬시마츠가 콜록되는 얼굴을 보면서 " 너 꽤 귀엽다" 라는 말을 남기고 대충 만엔짜리를 놓고 사라져버림. 쥬시마츠는 저새끼 뭐야.. 하면서 세상에는 별 미친놈이 다 있다-라고 생각함.


 이치마츠의 비서는 쵸로마츠. 쵸로마츠는 이치마츠가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 뒷조사하라는 말에 고급인력을 이딴데 쓰다니- 하면서 투덜거리면서도 쥬시마츠 뒷조사를 해서 이치마츠에게 브리핑해줌. " 이름 마츠노 쥬시마츠, 나이 스물다섯,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동생과 둘이 친척집에 맡겨졌지만 15살무렵에 집을 나와서 동생과 단 둘이 생활, 검정고시와 경찰시험을 통과해 감식관으로 활동했던 모양이지만 사표를 냄, 저희쪽 중간상인 카라마츠에게 마약을 공급받고 있고 아마 사표를 낸 이유는 마약관련일때문이라고 생각됨, 그의 동생 마츠노 토도마츠는 …. " "헤ㅡ에. 경찰 일을 했었어?" 이치마츠는 쥬시마츠에게 더 관심 갖게 되고 자주 편의점에 들림. "알바생씨. 나랑 한번 잘래?" 맨날 와서하는 것은 성희롱이라서 쥬시마츠는 신고할까 생각하지만 그래도 남자한테 성추행당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은 쪽팔리다고 생각하면서 적당히 이치마츠를 무시함. 그런 태도에 이치마츠는 더 불이 붙음. "난 일주일내에 알바생씨가 나랑 자게 된다에 내 팔 하나를 걸께.""그럼 전 절대 그럴 일 없다에 제 모든 걸 걸겠습니다."


 다음날에 카라마츠에게서 전화가 옴. 제이슨이랑 아는 사이냐고. 쥬시마츠가 이치마츠가 제이슨인거 몰라서 모르는 사이라고 하니까, 카라마츠는 이제 마약공급을 못해줄 수도 있겠다면서 한숨을 쉼. 어째서 그러냐고 쥬시마츠가 당황해서 물으니까 자신이 마약을 공급받는 제이슨사에서 당신과 거래하는 소매상들 가운데 제이슨과 트러블 생긴 소매상이 있기 때문에 카라마츠에게 공급을 끊겠다고 했다고. 카라마츠는 울듯한 목소리로 소매상과 트러블 생긴걸 왜 중간업자인 자신에게 푸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함. 그 때 머릿속에 이치마츠가 팍하고 떠오른 쥬시마츠. 쥬시마츠는 이치마츠가 제이슨일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제이슨사에 들어감. 쥬시마츠가 안내데스크에서 제이슨 좀 보게 해달라고 고집부리는데 안내데스크는 당연히 안된다고 말함. 쥬시마츠가 큰소리내면서 소란 일으키니까 마침 지나가고 있던 쵸로마츠가 쥬시마츠 알아보고 그를 회장실로 올려보내줌. 마침 거기있던 이치마츠는 웃으면서 "일주일에 걸었는데, 하루 만에 찾아왔네?"하고 쥬시마츠 조롱함. 


 쥬시마츠는 왜 자기한테 분풀이할 것을 카라마츠한테 하냐고, 비겁하다고 이치마츠에게 욕을 퍼붓지만 이치마츠는 그런거 들어먹을 놈이 아님. "그러게 자자고 할 때 잤으면 좋았잖아-.""…해줄테니까, 카라마츠씨한테 해코지는 하지 말아줘." 쥬시마츠는 카라마츠에게 여러모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고, 거기에 자신도 마약소매상의 일이 끊기면 점점 커가는 동생을 양육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한번 대주자-라는 생각으로 이치마츠에게 제안함. 아직까지 관계는 가져본 적 없지만, 관계갖다가 죽었다는 소리는 못들어봤기 때문에 모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제안한 것임. 이치마츠는 "당신…. 되게 쉬운 사람이네"하며 키득키득 웃음. 쥬시마츠는 입닥치고 빨리 하기나 하라면서 옷을 벗기 시작함. 중노동과 여러가지 일들로 다져진 꽤 봐줄만한 몸이 드러나니까 이치마츠도 웃음기를 지우고 거세게 쥬시마츠를 사무실 쇼파로 밀쳐버림. 아래까지 벗겨버리고 하반신이 들어나니까 아무런 애무도 없이 그저 퍽퍽 박아버림. 처음이다보니까 많이 조이는지 이치마츠도 인상을 쓰면서 "힘빼" 라는 말을 행위도중 두어번 함. 전혀 오르가즘따위는 느끼지 못하고, 고통만이 수반된 관계를 맺으려니 쥬시마츠는 죽을 맛. 하지만 그보다 더 괴로운 것은, 아무리 열심히 살아보려고 해도 자신은 여기까지 추락해버리고 마는구나-하는 일종의 좌절감. 결국 쥬시마츠는 눈물을 보이면서, 자신의 살과 이치마츠의 살이 마찰되어 음란한 소리를 내는 것을 제 귀로 똑똑히 들으면서 차라리 세계가 끝나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함. 


 이치마츠가 약속은 안지키진 않아서 한번 관계 맺고 나니까 마약을 정상적으로 카라마츠에게 다시 공급해줌. 하지만 이번에는 동생으로 약점을 잡아서 쥬시마츠를 괴롭힘. 사실 한번 관계하면 흥미도 식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한번 관계하고 나니까 더더욱 쥬시마츠를 원하게 됨. 그렇기 때문에 쥬시마츠에게 있어서 최대의 약점인 동생을 빌미로 그 이후의 관계도 요구함. 어느날은 지 부하들이랑 쥬시마츠랑 하는거 보고싶다면서 자기는 관음만 하겠다고 함. 쥬시마츠는 이치마츠랑 하는 것은 이제 어느정도 익숙해져있었지만,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라 당황함. 덩치는 자신의 두세배는 될 거 같은 남자 여럿에게 둘러싸여져 옷이 벗겨짐. 쥬시마츠는 싫다고 저항 했지만 이치마츠는 그런 거 들어줄 놈이 아님. 애원한다고 들어줬으면 진작에 쥬시마츠와 이런 관계가 되지 않았겠지. 이때까지 자신과의 관계에서 그저 죽은 시체처럼 묵묵히 참기만 하던 쥬시마츠가 울면서 애원하는 모습은 신선한 것이어서, 이치마츠는 더 꼴려버림. 싫다고 소리지르는 입을 누가 막아버리고, 반항하는 두 다리는 누군가 눌러버리고. 입과 아래에 물건이 동시에 들어오고 누군가는 유두를 핥고 이와중에 쥬시마츠는 쾌감과 공포로 자기 몸이 자기 것이 아닌 것 처럼 됨.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치마츠는 흡족해하다가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고 쥬시마츠에게 물건을 넣고있던 부하 한 명의 머리통을 거세게 쳐버림. 갑자기 냉전된 분위기에 부하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있으려니까 이치마츠가 그 장정들을 다 갈겨버림. 쥬시마츠가 제 정신을 못차리고 "살려줘..살려줘...."하고 누군가에게 하는지도 모를 애원을 하고 있음. 이치마츠는 그런 쥬시마츠의 얼굴을 주먹으로 세게 몇대 처버린 후 지하실을 나섬. 


 그 이후에, 한동안 이치마츠는 쥬시마츠를 찾지 않음. 이제 질렸나보다 ㅡ 하고 쥬시마츠는 안심함. 그 이후로 덩치가 큰 남자를 보면 흠칫-하고 놀라는 등 트라우마가 생기긴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별 일 다 당한 쥬시마츠였기에 그래도 꽤 빠른 시간내에 정상적으로 다시 생활함. 이치마츠가 다시 쥬시마츠를 찾았을 때는 위 사건으로부터 꽤 지난 날. 토도마츠가 친구네 집에서 숙제한다고 늦게 들어온다고 했던 날인데, 그래서 쥬시마츠 혼자 집에 있었음. 문 열고 누가 들어오니까 당연히 토도마츠일거라고 생각한 쥬시마츠지만, 이치마츠가 집안으로 들어서자 굳어버림. "씨발…. 스토커새끼. 여긴 왜 왔어… " 쥬시마츠는 이치마츠보니까 그 날의 트라우마가 재발해서 몸이 덜덜떨림.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강한 척하는 모습에 이치마츠는 또 꼴림. 이치마츠가 쥬시마츠를 덮치고, 한창 하고 있는데 타이밍 나쁘게도 토도마츠가 들어와버림. 토도마츠는 처음에는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한참을 멍하게 서있더니, "더러워 …" 하고 덤덤히 집을 나가버림. 차라리 토도마츠가 화라도 내거나 욕이라도 했으면 나았을 텐데 그렇게 나가버리니까 쥬시마츠는 미칠지경. 바지도 올리지 못한 채, 급히 토도마츠의 뒤를 쫓아서 토도마츠를 붙잡았으나 "그 역겨운 손으로 만지지 말아줘 형." . 쥬시마츠는 당연히 큰 충격을 받음. 


 토도마츠는 가출을 해버리고, 쥬시마츠는 얼빠진 상태로 집 안에서 하루종일 멍하니 앉아만 있음. 이치마츠는 그다지 자신이 나쁜 짓을 했다는 자각은 없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못먹고 피골이 상접해있는 쥬시마츠를 보는 것은 마음이 편치 않아서, 쥬시마츠를 제 맨션으로 데려옴. 매일을 죽지못해서 사는 것 처럼 행동하는 쥬시마츠에게 억지로 윽박지르면서 뭘 먹이고 돌봐주면서, 항상 여유넘치던 이치마츠도 점점 쥬시마츠의 행동에 초조해짐. 사실 점점 자신이 점점 진심으로 쥬시마츠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 버리니까, 이대로라면 자신은 사랑 받지 못해버린다는 사실에 초조해지는 것임. 점점 이치마츠가 쥬시마츠를 대하는 태도는 부드러워지지만 쥬시마츠는 나을 기미를 안보여서,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는 이치마츠. 


 어느 날, 새벽에 찬바람이 들어와서 이치마츠가 눈을 뜸. 찬바람은 거실로부터 들어오고 있던 것. 제 옆에 쥬시마츠가 없으니까 이치마츠는 좋지 못한 예감이 들어서 재빨리 거실로 향함. 좋지못한 예감은 항상 맞는다는 말이 있듯이, 거실의 발코니에서 위태롭게 서있는 쥬시마츠가 그곳에 있었음. 이치마츠는 제가 다 잘못했다고 용서를 빔. 제발 그곳에서 내려오라고 애원하면서 쥬시마츠쪽으로 다가섬. 하지만 쥬시마츠는 감정없는 눈으로 이치마츠를 한번 쓱 ㅡ 훑어보더니 아무런 예고도 없이 뛰어내려버림. 이치마츠의 맨션은 14층이어서 분명 뛰어내린다면 죽을 확률이 큼. 이치마츠는 타고난 반사력으로 겨우 쥬시마츠의 왼쪽 손을 잡음. 제발 이러지 말자고, 너 죽으면 니 동생은 어쩔거냐고 나는 또 어떻게 살아가냐고 이치마츠가 처절하게 애원함. 쥬시마츠는 이치마츠의 손에 매달려, 가만히 이치마츠를 바라보다가 웃어보임. "니가 고통스러워 하는 얼굴을 보고 죽을 수 있어서 다행이네." 그리곤 오른 팔에 쥐고 있던 칼로 쥬시마츠는 제 심장 찔러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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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로쥬시] 과보호





 "쵸로마츠선생님ㅡ. 제 그림도 봐주세요!"

 기대에 가득차있는 똘망똘망한 눈빛. 아이는 제 스케치북의 그림을 쵸로마츠의 눈높이로 최대한 올리기위해 까치발까지 동원하며 폴짝폴짝 뛰었다. 그래도 아이의 노력만으로는 눈높이에 닿는 것이 불가능해서, 쵸로마츠는 제가 무릎을 어느정도 굽힌 후에야 아이의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스케치북에는 크레용으로 한껏 칠한 아이의 가족이 바다를 배경으로 그려져있었다.


 "잘 그렸죠 선생님?"

 아니, 무척 형편없는데. 쵸로마츠는 대답대신 그저 빙긋 웃었다. 아이는 그것을 칭찬의 뜻으로 알아듣고 무척 기뻐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역시 아이들은 싫다. 쵸로마츠는 생각했다. 그냥저냥 성적맞춰 초등교육과를 들어가 어쩌다 운좋게 임용에도 합격해서 그저 학교 선생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쵸로마츠 본인은 아이들에게 꽤 인기있는 편이어서 선생이 꽤 천직인 듯 했다. 


 쵸로마츠는 모두가 돌아간 교실을 대충 정리하고, 자물쇠로 문을 잠궜다. 초등학교 교사는 이런 점이 좋다. 중,고등학교 교사들보다 퇴근시간이 빠르다.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초등학교의 복도는 너무나 고요해서, 쵸로마츠의 발걸음 소리가 크게 진동한다. 쵸로마츠는 주차장에 세워진 제 차에 시동을 걸고 부드럽게 그곳을 빠져나갔다. 어쩐지 오늘은 도로가 정체여서, 쵸로마츠는 핸들을 초조하게 손가락으로 두드린 채 시계를 무의식적으로 여러번 들여다본다. 다행히 큰도로를 빠져나가자 그나마 속도를 낼 수 있어서 쵸로마츠는 자신의 인내심이 다하기 전에 맨션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쥬시마츠. 나왔어."

 쥬시마츠는 거실에 엎드려 무언가 그리고 있었다. 색색의 크레용이 주변에 퍼져있었고, 후드티 소매에는 크레용자국이 묻어있어 심미적으로 보기 불쾌했다. 쥬시마츠는 스케치북에 박아둔 제 시선을 쵸로마츠에게로 돌렸다. 그리곤 한번 씨익 웃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그림에 집중을 한다. 쵸로마츠는 기분이 더러워진다. 쥬시마츠의 그림은 오늘 낮에 본 그 초등학생의 그림보다 못해서, 쵸로마츠의 미간은 구겨진다.


 쵸로마츠는 한창 그림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쥬시마츠의 옆구리를 걷어찬다. 갑작스러운 폭력에 쥬시마츠는 컥-하고 숨이 막히는 소리만을 낸 채로 등을 굽혔다. 본능적으로 몸을 말아 폭력에 방어하고자 했으나, 쵸로마츠는 그 틈을 주지 않고 쥬시마츠의 배를 걷어찼다. 끄억 ㅡ. 이번에는 조금 더 제대로 된 비명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쥬시마츠의 눈동자가 뒤집어졌다. 


 아이는 싫다. 예의없는 아이들은 더욱 그러했다. 쵸로마츠는 이번에는 쥬시마츠의 배를 위에서 발로 내리찍었다. 뒤집어졌던 쥬시마츠의 눈동자가 제자리를 찾는다. 그리고 아무리 미숙한 쥬시마츠여도 이번만큼은 위험하다고 깨달았는지 재빨리 쵸로마츠의 바짓가랑이를 붙들었다. 형 … 형… 하고 불러오는 쥬시마츠의 목소리는 꽤나 절박한 것이어서, 아무리 매정한 쵸로마츠라도 조금 심했나?라는 생각이 들게한다. 역시 자신은 이 사랑스러운 동생에게 이길수 없다고 생각하며, 쵸로마츠는 아이를 다루듯 쵸로마츠를 조심스레 일으켜 세웠다. 


 "밥은 먹었어?"

 쥬시마츠가 고개를 젓는다. 사실, 쵸로마츠는 쥬시마츠가 밥을 먹지 못했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밥을 해두고 가지 않았으니까. 쵸로마츠는 쥬시마츠에게는 주방을 쓰지 말것을 신신당부했기에 쥬시마츠는 쵸로마츠가 없으면 밥하나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다. 얼마나 배고팠을까 우리 동생-. 쵸로마츠는 아침에 출근을 했기 때문에, 쥬시마츠는 사실 상 오늘 하루 아무것도 못 먹은 것과 다름 없었다. 얼마나 날 기다렸을까 - 라는 기분좋은 가설에 콧노래가 절로나왔다.


 오늘은 나의 사랑스러운 형제를 위해 조금 솜씨를 부려보도록 하자라는 생각으로 쵸로마츠는 냉장고를 열었다. 다행히도 파스타의 재료가 남아있었다. 쵸로마츠는 꽤 요리를 잘 하는 편이었기에, 완성된 파스타에서는 꽤 프로다운 풍미가 느껴졌다. 그것의 반을 접시에 담으며 쵸로마츠는 조금 모자른가-하는 평온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당연한 듯이 주방의 바닥에 놓여있는 개밥그릇에 부어버린다. 쵸로마츠는 제 접시를 들고 식탁에 앉은 후 사람답게 그것을 음미했다. 쥬시마츠는 개와같은 몰골로 얼굴을 그릇에 처박고서 음식물을 섭취했다. 쳡쳡소리가 꽤 방정맞게 들리는 것을 보니 쥬시마츠의 입맛에 맞는 모양이었다. 


 쵸로마츠가 파스타를 다 먹었을 쯤에, 쥬시마츠도 그것을 다 섭취한 후라서 쵸로마츠는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냈다. 그리고 제 컵에 한 잔 따른 후, 쥬시마츠의 개밥그릇에도 가득 부어주었다. 일어선 상태로 물을 수직하강으로 부어버려 밥그릇 주위에 튀어버렸지만, 그것은 쥬시마츠가 말끔히 핥아먹었다. 인간답지 못한 쥬시마츠의 행동에 쵸로마츠는 진심으로 사랑스러움을 느꼈다. 쵸로마츠의 그곳은 벌써  벌떡 선 채로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고있어서, 쥬시마츠가 제 밥그릇에 부어진 물을 다 핥아먹기도 전에 그 이마를 발로 차버렸다.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범하는 것은 이제는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찾아보면 자신과 다른 점도 많다. 쥬시마츠쪽이 조금 더 눈동자가 컸다. 지금은 눈을 찡그리고 있어서 보이진 않지만. 왠지 그게 얄미워서 쵸로마츠는 조금 더 깊게 쥬시마츠를 찔렀다. 연인 사이에 행해지는 다정한 애무는 없다. 안 쪽이 너무나 뻑뻑해서 쵸로마츠는 조금 힘을 빼라는 신호로 쥬시마츠의 엉덩이를 가볍게 쳤다. 하지만 그것을 폭력이라고 인식했는지 쥬시마츠가 너무 조여와서, 쵸로마츠는 흣-하고 나지막히 신음을 내었다. 


 행위가 끝나고 식탁 위에 널브러진 쥬시마츠가 멍- 하게 천장만 바라보고 있어서 쵸로마츠는 그런 쥬시마츠가 조금 낯설었다. 


 "뭐하고 있는거야, 쥬시마츠?"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있어."

 "어떤?"

  도망치고 싶다던가, 죽고싶다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생각없는 쓰레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이라는 말은 쥬시마츠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너무나도 의외에 단어라고 생각하며 쵸로마츠는 쥬시마츠의 입에서 나올 질문에 대한 답에 귀를 기울였다. 


 "형은 나를 너무 과보호 하는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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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쥬시] 제이슨을 위한 장미 03


 







  여기서 일하고 있는건가? 그 인성으로 잘도 사회생활 하고 있네. 쥬시마츠는 상대와 자신의 기가막힌 인연에 질려버려서 이쯤되면 신이 정말 있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상대는 어느샌가 쥬시마츠의 곁으로 와서 기분좋은듯 흥흥-허밍을 넣고 있었다. 이 회사 사장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놈에게 월급을 주고 있는거야. 쥬시마츠는 상대와는 반대로 기분이 나빠져서, 상대를 무시한 채로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물론 고지식한 쥬시마츠의 핸드폰에는 그 흔한 게임하나 깔려있지 않아서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쥬시마츠는 토도마츠에게 오늘 늦을지도 모르니 먼저 밥 먹고 있으라는 문자를 보내놓을 생각으로 전화번호부를 켰다. 남자가 자신의 핸드폰을 대놓고 들여다보고있는게 느껴졌지만, 쥬시마츠는 그것마저 무시하기로했다. 


 "헤에ㅡ.동생이름이 토도마츠야? 당신이름은 뭐야?"

 "신경끄시죠."

 "아-. 매정해! 나 매정한 사람한테 엄청 흥분되버려."


 이새끼 뭐야..인성만 쓰레기인줄 알았더니, 변태새끼이기까지 하잖아? 쥬시마츠는 어쩐지 두려워져서 손바닥에 땀이 나는 것을 인지했다. 쵸로마츠씨 빨리 와주세요! 


 "당신 이름… 안알려줄거야?"

 "그쪽에게 알려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체 왜 제 이름이 궁금한 겁니까?"

 "그야, 취향이니까."

 "호몹니까?" 

 "우와, 나 서버렸어."


 쥬시마츠는 제 딴에는 한층 경멸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바라봤건만, 어쩐지 상대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마약근거지라 사원들도 다 마약을 거하게 하고 다니는건가, 대체 사원을 어떤 기준으로 뽑는거야 이 회사는. 차라리 이딴 놈에게 돈을 줄 바에야 나를 입사시켜줘!라는 심정이 된 쥬시마츠였다. 정말 역겹게도, 남자는 그 곳을 제대로 세우고 있어서 쥬시마츠는 보지 않을래야 그것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씨발, 진짜! 


 다행히 쵸로마츠가 커피를 두 잔 들고 나타난 것은 마침 쥬시마츠의 이성의 끈이 끊기기 바로 직전의 타이밍으로, 쥬시마츠는 남자의 멱살을 잡으려고 준비하던 손을 풀고 정말 은인이라도 되는 것 마냥 쵸로마츠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쵸로마츠는 제 사장과, 쥬시마츠가 왜 같이 있을까- 게다가 제 사장의 거기는 또 왜 서있는걸까- 하고 제 나름대로의 추리를 머릿속으로 해나갔다. 하지만 이내 제이슨의 머리는 제 수준에선 절대 이해불가하다는 것을 깨닫고 답을 찾기를 그만 두었다. 그나저나 쥬시마츠씨가 곤란한 상황인거 같으니, 상황을 정리해야겠지.


 "사장님. 쥬시마츠씨는 저와 이야기 중입니다. 잠깐 자리를 피해주시겠습니까?"

 "아아ㅡ 이 이쁜이 이름이 쥬시마츠구나-, 하지만 나 이 회사 사장이니까 회사에 오는 손님은 내가 극진히 대접하지 않으면 회사의 평판같은거 떨어지잖아? 그러니까 제대로 상대해주고 있었어. "

 

 존나 괴롭히신거겠죠 사장님. 왠지 쥬시마츠가 제이슨의 마음에 들어버린거 같은데… 하고 쵸로마츠는 조금 걱정을하며 커피 한 잔을 쥬시마츠쪽으로 놓은 후 그것을 권했으나, 쥬시마츠는 할일이 있으니 얼른 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변명을 늘어놓은 후 미팅룸을 황급히 빠져나갔다. 그런 쥬시마츠의 뒷모습을 보며 쵸로마츠는 쯧쯧 하고 혀를 두어번 찼다. 전생에 무슨죄를 지었기에 이 사이코놈이랑 엮이는고. 안쓰러운 자로다.


 "쟤 이름이 쥬시마츠라고?"

 "…네. 아마 저희쪽 중간상인듯 합니다."

 "아아 ㅡ. 재밌네. …이틀이면 조사 가능하지?"

 "…힘써보겠습니다."









 물건을 제대로 전달했다고 카라마츠에게 짤막한 문자를 보내니, 금세 카라마츠로부터 수고했다는 답장이 날아왔다. 아- 기운빠져-. 쥬시마츠는 폴더를 닫았다. 그나저나 그 놈이 사장님이었다니. 이름이 사장님인게 아니고서야, 그 변태놈이 제이슨사(社)의 사장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잘도 그런 미친 젊은 놈이 그런 조직을 운영하고 있구나. 여하튼, 어차피 그다지 마주칠 일 없는 사람이니까 괜찮을거야 라고 쥬시마츠는 안이하게 생각하며 자신의 다섯평 짜리 보금자리로 향했다. 겨울이라 해는 일찍 져서, 집으로 가는 길이 꽤 어둑했다. 제 집이 있는 곳은 이 골목의 가장 위쪽이라, 쥬시마츠는 부지런히 걸음을 걸었다. 


 "토도마츠 ㅡ. 형왔어. 저녁은 먹었니?"


 쥬시마츠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동생에게 안부를 전하는 것이다. tv를 보고 있던 토도마츠가 고개를 돌려 쥬시마츠를 보고 웃는다. 눈에 넣어 아프지 않은 제 하나뿐인 피붙이. 쥬시마츠는 토도마츠를 위해선 그 무슨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신을 살아있어야 한다. 제 동생은 똑똑하고 세상을 잘 살아갈 녀석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른이 아니다. 적어도 쥬시마츠는 토도마츠가 회사에 취직할 때 까진 절대로 죽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난 먹었어. 형 밥 차릴까? 안먹고 왔지?"

 "아냐. 형이 차릴께. 그나저나 방이 좀 차네. 돈아끼지 말고 좀 틀라니까."

 "난 젊어서 그런지 괜찮은데 ㅡ. 형이 늙어서 그런거 아니야? "


 장난식으로 쥬시마츠가 늙어서 그렇다-고 농을 걸어오는 토도마츠의 머리에 해드락을 가볍게 걸고선 쥬시마츠가 이녀서어억-하고 토도마츠의 머리를 조였다. 이내 항복하는 토도마츠의 투정에 쥬시마츠는 토도마츠의 머리를 놓아준다. 어렸을 적 부터, 그 힘든 상황을 겪어오면서도 항상 밝은 아이였다. 쥬시마츠는 토도마츠가 기특해져 머리를 잔뜩 손으로 흐트려주었다.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는, 쥬시마츠가 10살되던 무렵에 교통사고로 두 부모님을 잃었다. 그렇게 유복한 집안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보상금이라는 명목으로 꽤 큰 액수의 돈이 떨어졌고 처음에는 그것을 노린 큰아버지의 손에 키워졌다. 그렇게 5년정도 키워졌을까. 그 동안 그 돈은 큰아버지의 도박으로 이미 수중에 사라진 지 오래였고, 쥬시마츠는 큰아버지의 손찌검을 당하며 살아왔다. 그것을 버틸 수 있던 것은 토도마츠때문이었다. 하지만 큰아버지가 토도마츠에게까지 손찌검을 뻗쳐왔을때, 쥬시마츠는 망설임없이 얼마의 돈을 훔쳐 토도마츠와 함께 집을 나왔다. 그때가 중학생때였다.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쥬시마츠는 토도마츠를 키웠다. 자신은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 졸업장을 땄지만, 토도마츠 만큼은 매일 번듯하게 다려진 교복을 입혀 학교에 보낼정도였다. 낮시간엔 아르바이트, 저녁시간엔 경찰시험을 공부하며 독하게 경찰시험에 붙고 그때의 쥬시마츠는 이제는 한숨 돌려도 좋아-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토도마츠의 병이 발견되었던 것은 그 무렵으로 토도마츠의 수술비와 병원비,약값등을 감당하기 위해 쥬시마츠는 결국 마약밀거래에도 손을 대지 않으면 안되었다. 결국 그것이 걸려서, 이 꼬라지지만. 


 "형, 최근에 꽤 귀여운 아이랑 사귀고 있어"

 "그래? 나중에 형한테 한번 소개시켜줄래? "

 "으 ㅡ 음. 그건 고민해보고!" 

 

 하지만 후회는 없다. 토도마츠의 웃음을 지켜줄 수 있다면 자신은 무엇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쥬시마츠. 스물 다섯. 우와 ㅡ 동갑이네. 그리고, 카라마츠한테 공급받고 있고 …, 원래는 경찰이었고 오오. 이건 좀 많이 흥미로운 점이네. 수고했어. "

 

 쥬시마츠에 대한 기록사항이 적혀있는 파일을 탐독하며 제이슨은 입꼬리를 찢어 웃었다. 그 기록을 조사했던 쵸로마츠는 왠지 마을의 아리따운 처녀를 도적한테 팔아치운 듯해서 마음속에서 조금 찔리는 것을 느꼈다. 아마, 제이슨이 이치마츠를 점찍은 듯 한데.. 아무리봐도 그렇게 외적으로 뛰어난 편은 아니었고, 어디로보나 평범한 남자였을 뿐인데 왜 하필 제이슨의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제이슨이 남자취향이라는 것은 놀랄 일이었다. 적당히 여자들이랑도 하고 있다고 알고있는데, 남자까지 손뻗을 수 있는지는 몰랐다. 


 "저 …어째서 이남자를 …"

 

 주제넘은 참견이라는 건 알지만 원래 호기심이란 게 무서운 법이다. 판도라도 호기심에 못이겨 인간세계에 악을 뿌렸지 않은가. 쵸로마츠는 말하고서 제가 좀 무례했나-라고 제이슨의 눈치를 살폈지만 제이슨은 오히려 그 질문에 눈을 반짝이며 웃고 있었다. 이 세상에 웃을때 더 소름돋는 건 이 녀석밖에 없을거다. 


 "한번 하고싶어서. 우는 모습이 꽤 예쁠거 같거든."

 

 쵸로마츠는 이왕이면 쥬시마츠가 일본을 떠나 어디든 달아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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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쥬시] 제이슨을 위한 장미 02






 "제이슨님. 아래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아ㅡ. 키키키, 왔구나 왔어. 스으으으즈미가 왔다고! "


 쵸로마츠는 제이슨을 몇 년 동안 곁에서 보좌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제이슨은 끔찍한 놈이라고 생각했다. 지옥에 있는 악마가 저런 형태라면 쵸로마츠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천국에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악마새끼가 인간세계에 잘못 태어난 건 아닐까 ㅡ 라고 생각될 정도로 제이슨은 끔찍한 녀석이었다. 그런 제이슨 곁에서 몇 년간을 버텨온 자신도 이미 악마새끼에 가까울 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제이슨을 따라가기엔 아직 멀었다고 스스로를 달랬다. 


 제이슨은 의자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지하를 향해 내려갔다. 지하로 내려가는 제이슨의 허밍이 맴돌았다. 언제나 들어왔던 것과 같은 허밍이었다. 대체 무슨 노래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확실한 것은 제이슨의 기분이 좋을때는 항상 저 허밍이 따라다닌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기분좋은 일이라는 것은 대부분 사람을 죽일때나, 사람을 고문할 때로 쵸로마츠는 저 허밍소리만 들으면 기괴한 기분이 들어 온몸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제이슨은 지하실의 문을 열었다. 쵸로마츠도 그 뒤를 조용히 따른 후, 확실히 지하실의 문을 닫았다. 지하실이라고 하는 것은 말만 들었을 때는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창고같지만, 여기서의 지하실은 조금 다른의미로 통했다. 대부분 빚을 진 놈을 처리하거나, 배반자를 처단하는 장소. 항상 지하실만 오면 쵸로마츠는 머리가 지끈 아팠지만, 제이슨은 지하실에선 물 만난 물고기 마냥 평소보다 텐션이 올라갔다.


 지하실엔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고, 그 의자 위에 건강한 신체를 한 남자가 묶인 채로 무언가를 계속 말하려고 하고있었다. 하지만 입도 청테이프로 막혀져있는 상태라 정확히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는 알수가 없다. 하지만 내용이야 뻔하겠지. 살려달라던가 용서해달라던가. 사람은 죽음 앞에서는 항상 추해지기 마련이니까. 쵸로마츠는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 자신이 아닌 것이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공구함을 열었다. 물론 평범한 공구함은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인간을 고통스럽게 할 수 있을지에 관한 나름의 노하우가 담겨있는 도구들을 담아놓은 공구함이었다. 


 "으읍..으읍..!!!!"

 스즈미는 최근에 조직의 창고에서 마약 약 5kg을 빼돌렸다. 평소에도 조금 교활했던 조직원으로 평판이 좋지 못했는데 결국 이렇게 가는구나-싶었다. 사실 5kg는 조직이 보유한 양에 비한다면 없어진다고 그다지 신경쓸 정도가 아니었지만, 조직은 원칙에 살고 원칙에 죽는 곳이 아니던가. 그리고 절도죄는 역시 국가가 인정하고 있는 엄연한 범죄였다. 제이슨이 스즈미의 입에 붙어있던 청테이프를 떼자, 역시나 용서를 구하는 멘트들이 쏟아져나왔다.


 "자…자비를.. 일부러 한 게 아니라 저도 말려들어서..지금이라도 용서를 구해주신다면…"

 "헤ㅡ 에. 무척 재밌는 말을 하네. 용서를 구해주면? "

 "조직에 절대적인 충성을 ..!"

 "그럼 나한테 절대적으로 충성한다는 거네?"

 "네..네! 그러니까 용서를 구해주시면..!"

 "으흠 ㅡ. 좋아 좋아! 나 무척 자비로운 보스니까. 으ㅡ음. 그러면, 최대한 내 취향에 맞는 비명 들려주지 않을래? 명령에 따른다고 했으니까 이정도는 해줄거지?"


 결국 어느쪽이나 죽이겠다는 거잖아 그거. 역시 악취미라고 생각하며 쵸로마츠는 고개를 저었다. 제이슨이 공구함에서 날이 바짝 올라서있는 사시미칼을 꺼내들자 스즈미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올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음역의 소리를 내었다. 아, 저녀석 은근 오페라에 소질있는거 같은데? 하고 쵸로마츠는 생각하다가도 이내 자신도 제이슨화가 되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이내 흠칫 놀랐다. 


 

 





  내 대신 물건 좀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라고 부탁받은것이 오전의 일이었다. 카라마츠로부터의 연락은 드물었기에, 쥬시마츠가 의문을 가진채로 전화를 받으니 최근에 조금 급한 일을 마무리하느라고 해외에 나가기 때문에 마약공급처에게 장부를 가져다주는 것이 곤란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별로 여러울 것도 없기에 쥬시마츠는 흔쾌히 허락했다. 마약공급처라는 것은 아무래도 범죄조직을 말하는 거지만, 장부만 전해주면 된다고하니 그다지 위험할 건 없어보였다. 위험했다면 카라마츠가 자신을 주선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카라마츠는 몇번이고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자신의 사무실 주소를 알려준 후 전화를 끊었다. 쥬시마츠는 착실히 주소를 받아적곤, 그 곳에 도착했다.


 사무실이라고 해봤자 콘테이너 몇개를 붙여놓은 것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 이뤄지는 거래가 꽤 엄청난 숫자의 금액이 오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전직 경찰주제에 마약거래 현장에서 범죄를 소탕하기는 커녕, 그 범죄자와 협력하는 꼴이라니 ㅡ. 우습긴 했어도 인생이란 그런것이었다. 그깟 정의보다, 쥬시마츠는 당장에 낼 집세 마련이 더 중요하다. 


 쥬시마츠는 카라마츠가 알려준 위치에서 장부를 찾았다. 꽤 카라마츠에게 신뢰받고 있구나-라는 것을 체감한다. 생판 모르는 남에게 중요한 장부를 맡긴다는 것은 꽤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쥬시마츠가 카라마츠를 믿는만큼, 카라마츠도 쥬시마츠를 믿고 있었다.


 쥬시마츠는 그것을 들고 곧장 카라마츠가 알려준 조직으로 향했다. 조직이라고 한다면 어쩐지 어두컴컴한 분위기의 창고가 연상되지만, 제이슨사(社)는 대부업을 공공연하게 하는 곳으로 조폭들 주제에 그럴싸한 회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쥬시마츠는 조금 긴장한 상태로 회사 안으로 들어섰다. 대리석이 멀끔하게 닦여져 있는, 여느 대기업의 로비와 다르지 않은 분위기에 쥬시마츠는 이 곳이 일본 최고의 마약 공급지라고 믿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쥬시마츠는 카라마츠의 말 대로 안내데스크로 갔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저, 카라마츠씨의 장부를 대신 가지고 왔습니다. "


 안내데스크의 여인은 신원확인이 안 된 쥬시마츠를 한번 훑어보다간 이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허락이 떨어졌는지 들어가도 좋다- 7층 미팅룸으로 가보라-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여인에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감사를 표한 후, 엘리베이터에 올라 금방 7층 미팅룸에 다다랐다. 7층 미팅룸에서 쥬시마츠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스타일이 좋은 호감형으로, 자신을 '쵸로마츠'라고 소개하는 남성이었다.


 "아ㅡ. 연락은 받았어요. 카라마츠의 대신으로 장부를 가져오신다고. 감사합니다. 저와 카라마츠씨는 나름대로의 친분이 있기 때문에 … 카라마츠씨가 신뢰하는 분이라면 분명 제가 신뢰해도 좋을 분이겠죠. 이 장부가 맞네요. 여기까지 전달해주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

 "아, 제쪽이야 말로 항상 감사드립니다..여러모로."

 "혹시 차나 커피라도…"

 "아, 커피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카라마츠의 대신이라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대접받는 거 보면, 여기서도 카라마츠씨 존경 받고 있구나 - 라는 것이 느껴져서 왠지모르게 쥬시마츠는 마음이 따듯해졌다. 쵸로마츠가 그럼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한 후 미팅룸을 나가면, 쥬시마츠는 조금 심심하게 되어서 책상을 두드려 비트를 만들거나 하는 것으로 시간을 때웠다. 그나저나, 그때의 그 허밍 ㅡ. 요상하게 머릿속에 맴도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음인데 이상하게 생각 안난단 말이지 ㅡ. 


 "쵸로마츠. 여깄어?"

 무방비하게 날아든 새로운 목소리에 쥬시마츠가 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어? 알바생씨네 ㅡ? "

 절대 잊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지 않는 남자가 그 앞에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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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쥬시] 제이슨을 위한 장미 01





 「토도마츠. 저녁은 잘 챙겨먹었어? 냄비에 고기조림 있으니까 그거 먹어.」

 문자의 전송버튼을 누르고 '전송이 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뜨자 쥬시마츠는 핸드폰의 폴더를 닫았다. 아직도 폴더폰을 쓰는 젊은이는 자신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다지 불편함을 못느끼고 있으니 앞으로 스마트폰으로 변경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동생인 토도마츠는 그런 형이 애늙은이같다며 가끔 놀려대곤 했으나, 사실 가난한 집안 사정때문에 형이 스마트폰으로 바꾸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는지 쥬시마츠의 낡은 폴더폰에 마음 아파하는 것 같았다. 


  크리스마스의 편의점은 평소보다 손님이 없었다. 아무래도 회사주변에 위치하는 곳이라 그런 것 같았다. 아까 숙취해소제를 사간 손님 한명, 그리고 좀 전에 핫팩 하나를 사간 손님 한명. 그렇게 두시간동안 쥬시마츠는 손님을 총 두명 받았다. 조금 날로먹는 기분이 들지만, 이런 날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스스로를 위로한 후 쥬시마츠는 폐기된 삼각김밥들 중 하나의 포장을 뜯었다. 참치마요맛. 좋아하는 맛이었다. 어쩐지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폐기된 우유도 여럿 있어서, 그 중 하나의 입구를 벌리곤 쥬시마츠는 이정도면 꽤 호화로운 크리스마스 만찬 아닌가? 하고 머리를 굴렸다. 


 제작년 크리스마스는 어땠더라. 아, 켄씨들과 지냈구나. 오랫만에 옛 동료들의 얼굴이 떠오르자 쥬시마츠는 왠지 울컥해졌다. 방금 깠던 우유를 한입에 들이키며 쥬시마츠는 분위기를 전환해보려했으나 오히려 목에 걸려서 사례가 들려버렸다. 켁켁 ㅡ. 꽤 추한 꼴로 헛기침을 하면서 쥬시마츠는 이런 자신이 조금 비참하다고 생각했다. 


 쥬시마츠는 경찰이었다. 돈을 잘 벌었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박봉인 것도 아니었다. 동료는 좋았고, 직업은 꽤 적성에 맞았다. 감식관을 했기 때문에 시체를 본다던가 하는 일에 적응하는 것은 비위가 약한 쥬시마츠에겐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결국 적응했고, 동료들로부터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확실히 그것만으로는 토도마츠의 수술비를 감당하고, 학비를 대주기엔 무리가 있었다. 또한 사춘기가 되가면서 토도마츠가 원하는 물건이 늘어나서, 쥬시마츠는 토도마츠의 용돈을 더욱 두둑히 챙겨주지 않으면 안되었다. 동생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다는 것이 쥬시마츠의 지론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독이 되어, 쥬시마츠는 마약밀매에 연류되고 말았다. 단순히 도매상에게 마약을 사서 소량으로 그것을 나눠 팔 뿐이었지만 당연하게 그것은 범죄였다. 경찰이었기 때문에 나름 그 지역 범죄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잘 파악하고 있었고, 그것을 역이용하여 범죄자들에게 접근해 소량의 마약을 팔아왔다. 들키지 않을까 ㅡ 하는 초조함과 큰 돈의 유혹사이에서 갈등하다가 항상 후자에 이끌려 약 2년간 그렇게 마약거래를 해왔다. 그것을 들켰던 것은 마침 마약범죄를 소탕하러 출동한 자신의 상사. 원칙대로라면 감옥에 가야 마땅한 일이었지만, 상사는 평소 성실했던 자신의 행실과 불우한 가정형편을 고려해 사퇴선에서 끝내주었다. 그 점은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아, 혼자있으니까 또 감상에 젖어버리네. 역시 혼자있으면 정신상태에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쥬시마츠는 이것만 먹고 바닥이나 한번 걸레질 할까 하는 생각으로 마지막 한 입 남은 삼각김밥을 입속으로 우겨넣었다. 그때, 딸랑 ㅡ 하고 문쪽에서 소리가 났다. 최근에는 편의점 문이 다 자동문이지만, 이 곳의 편의점문은 어째서인지 손으로 직접 열어야 하는 형태이다. 하지만 손님이 올 때마다 제 혼신을 다해 진동하는 문 위의 작은 종은 꽤 기분 좋은 소리를 내서, 쥬시마츠는 자동문보다 이쪽이 귀여운가-하고 항상 생각하게 된다.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곧 장 카운터로 걸어왔다. 저런 경우는 99퍼센트의 확률로 담배를 사려는 손님이었다. 그런데 얼마나 골초인지, 편의점에 들어오면서도 남자는 담배를 제 손가락에 끼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일하며 별별 진상 손님은 다봤지만, 이러한 경우는 처음이기에 쥬시마츠는 당황했다. 하지만 남자는 아랑곳않고 쥬시마츠쪽으로 오더니 담배 이름을 하나 뱉었다. 쥬시마츠는 얼른 담배나 주고 보내버리자- 라는 생각으로 담배를 찾아 포스기에 찍고 그것의 가격을 말하고 있으면 어느샌가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크…읍. 콜록,"

 쥬시마츠의 시야를 가린 것은 담배연기. 그 담배연기는 앞에 서있는 남자의 것. 씨발 뭐 하다하다가 이런놈이 다있어. 쥬시마츠는 손님에게 욕을 뱉으려는 것을 겨우 눌러담고, 남자를 살짝 노려보았다. 쥬시마츠는 이 편의점 시급 쎄니까 … 라고 스스로를 달랜 후, 남자가 던지듯이 내려놓는 돈을 짚으며 겨우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래, 그래 이게 다 사회생활이지. 그래, 그래 돈벌기가 뭐 쉽나.


 "당신 좀 맘에 드네ㅡ."

 이사람은 또 뭐라니. 얼굴은 멀쩡히 잘생겨서는 알수 없는 짓거리만 하는 남자에게 쥬시마츠는 질린 듯 얼굴을 찌푸렸다. 자신을 훑어보는 그 시선은 정육점에서 고기를 고를 때의 그런 눈빛이어서 괜시리 불쾌해졌다. 남자는 한 삼초간 쥬시마츠를 응시한 후, 콧노래를 부르면서 편의점을 나가버렸다. 그 콧노래의 허밍이 어딘지 익숙한 것이어서 쥬시마츠가 어디서 나왔던 노래더라…하고 제가 알고있던 노래들과 남자의 허밍을 일치시켜보았다. 결국 그 허밍이 어떤 노래의 것인지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크리스마스니까 조금 더 넣었다고."

 카라마츠는 호탕하게 웃으며 소포꾸러미를 쥬시마츠에게 내밀었다. 물론 소포꾸러미에는 사회에서 절대로 용납되지 못할 것이 들어있다. 카라마츠는 도매업자였다. 도매로 마약을 떼어다가 쥬시마츠와 같은 중간상에게 조금 더 비싼 값을 붙여서 팔아먹는. 도매업자의 지위도 어느정도 상당하기 때문에, 중간상들 증에는 악덕 도매업자들 아래에서 학대수준의 착취를 당하는 경우도 꽤 있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중간상들에게 친절한 도매업자였다. 그래봤자 범죄자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범죄 이력도 의리때문에 어쩌다 말려든 것으로 아마 이런일을 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분명 건실하게 잘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행히 쥬시마츠는 카라마츠의 눈에 잘 들었는지, 가끔씩 특별한 날에는 이렇게 조금 씩 더 마약을 제공받고 있다. 아마 쥬시마츠의 인생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좀 더 챙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카라마츠가 공급하는 아이들은 순도도 높기 때문에 쥬시마츠를 찾는 약쟁이들이 늘어나서 쥬시마츠의 수입은 꽤 좋은 편이었다. 조금만 돈을 더 모으면 5평짜리 셋방살이에서 벗어나 조금 더 나은 곳에 전세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것이 쥬시마츠에게는 거의 유일한 기쁨이었다.


 "감사합니다. 항상 신세지고 있어요."

 "동생은 어때? 최근엔 괜찮아?"

 "지금까진 별 일 없어요. 워낙 갑자기 재발하는 병이긴 하지만요."

 "빨리 건강해져서 형 고생 좀 덜어줘야 할텐데. "


  그 이후로 몇마디 말을 더 나눈 채, 쥬시마츠는 뒷골목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운좋게 집까지 가는 버스가 바로 도착했기에 쥬시마츠는 그것을 잡아탔다. 힘들지만 아직은 괜찮았다. 제가 없으면 안 될 동생이 있기에, 쥬시마츠는 하루하루 꽤 아슬아슬한 선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버스의 라디오에서 정겨운 캐롤송이 흘러나왔다. 쥬시마츠는 그것을 자장가 삼아 잠시 눈을 붙였다. 언제였더라. 마지막으로 포근함 속에서 잠들어 본것이. 



*나름 제감설정의..이치쥬시...입니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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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코가리츠




 레이코가로...레이가 빗치공이라는 설정에서 코가를 지 동생 대용품으로 삼는 레이보고싶다. 레이는 리츠한테 진심으로 욕정하고 있지만, 형제이고 또 리츠가 자신을 혐오하고 있으니까 쉽게 못다가섬. 물론 힘으로 제압한다면 관계정도야 억지로 할 수 있겠지만 그나마 위태위태한 형제관계마저도 한순간의 발정으로 끊어버릴 정도로 레이는 그렇게 바보가 아님. 항상 여유로운 척 하지만, 레이는 한창때의 남자이고 리츠와는 같은 집에 살면서 이런 저런 무방비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니까 언제나 아슬아슬함.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오오가미코가임. 오오가미 코가와는 같은 유닛에, 같은 부. 항상 저에게 흡혈귀자식이니 늙은이니 욕을 해와도 저를 좋아해서 그러는 거라는 건 레이가 잘 알고 있음. 그렇지 않았다면 싫다는 녀석이랑 유닛도 모자라서 부활동도 같이하진 않겠지. 레이는 코가정도라면 리츠 대용품으로 괜찮은가- 하고 녀석을 한번 흘겨봄. 키도 리츠와 비슷하고, 어쩐지 자신에게 까칠한 것도 비슷하고 자신을 잘 따르는 것도 어렸을때의 리츠와 비슷하고.. 이리저리 따져보다가 꽤 괜찮겠네~라는 결론이 나오자 코가에게 다가가기로함.


 그날은 경음부 모임이 있던 날. 공교롭게도 쌍둥이 둘이 감기에 걸려버려 학교에 못오고, 부실에는 코가와 레이밖에 없었음. 레이는 언제나와같이 관속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제 머리를 사륵사륵 넘기는 손길에 잠이 깸. 하지만 깼다는 기척은 내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자는척을 하고 있으려니까 코가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게 느껴짐. 꽤 따듯한 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코가에게로부터 좋아한다는 고백이 들려옴. 본인은 무의식적으로 한 말인듯 금방 당황해서 헛기침을 여러번했지만. 


 "왕코는 정말로 나를 좋아하는 것인가?" 하고 레이가 처음부터 다 듣고 있었다는 듯 여유롭게 말하면 코가는 애떨어질듯 놀라다가 막 부정했으면 좋겠다. "누가 너따위를 좋아해 이 흡혈귀자식아. 늙어서 노망났냐?앙?"하고 있으면 레이는 아무런 말도 않고 코가를 응시하고 있음. 코가가 당황해서 횡성수설하다가 결국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좋아한다고 고백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니가 니 동생을 좋아하고 있는 거 다 알고 있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레이는 코가의 예리한 감에 놀라면서도, 우는 모습에 급 꼴려서 덮쳤으면 좋겠다. 


 경음부에 놓여진 레이의 관 뚜껑위에서 코가를 범하는데, 처음에는 코가가 큰소리 내면서 반항하려 하다가도 이내 체념했으면 좋겠다. 니 좋을데로 해. 니가 나로도 좋다면 해도 좋아. 하지만, 나는 리츠가 될 수 없잖아? 하는 코가.. 왠지모르게 그 말이 맞으면서도 열받게해서 레이가 거칠게 코가 옷 풀었으면 좋겠다. 짐승계아이돌을 컨셉으로 하고 있는 언데드의 멤버답게 몸은 탄탄한 편이고, 제가 좋아하는 부드러움은 없지만 그래도 보고있으면 왠지 정복하고싶게만드는 코가의 몸에 레이가 손을 뻗으면,코가가 읏..흡혈귀자식 아니랄까봐 손이 차잖아!하고 츳코미 넣어줬으면 좋겠다. 여튼 그렇게해서 세크로스..


 그 이후부터, 레이는 코가를 전용변기정도로 여기고 이래저래 애용하고 있음. 특히나 신음할테는 리츠의 이름으로 가버리는 레이를 보면서 코가는 레이에게 질릴지경이었지만, 그래도 먼저 반한 사람이 지는거라고 이래저래 휘둘리고 있음. 학교생활하랴, 레이한테 시달리랴 체력이 점점고갈나고 아도니스까지 제 단팥빵을 양도할 정도로 수척해지고 있음. 근데 막장설정을 끼얹어서 리츠도 코가 좋아했으면 좋겠당. 그래서 수척해지는 코가한테 시비걸면서도 이런저런 음식 챙겨주고.. 그러다가 리츠는 레이랑 코가랑 응응~하는거 알고 멘탈깨져버리고. 그냥 막 엇갈리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당..^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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