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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13[이즈마코] 극성팬- 외전
  2. 2016.05.11[이즈마코] 비가 녹는 도시 01
  3. 2016.05.09[이즈마코] 나와 나
  4. 2016.05.09[리츠마오] 오메가버스 04
  5. 2016.05.08[리츠마오] 오메가버스 03
  6. 2016.05.06[이즈마코] 극성팬 03 (完)
  7. 2016.05.05[이즈마코] 극성팬 02
  8. 2016.05.04[리츠마오] 오메가버스 02
  9. 2016.05.02[리츠마오] 오메가버스 01
  10. 2016.05.01[리츠마오] 무간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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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마코] 극성팬- 외전


*수위글입니다.

*제가 야한걸 못쓰는 병에 걸려서..별로 안 야한거 같지만..








 마코토의 풀린 동공을 보며, 이즈미는 역시 비싼 돈 들여 좋은 약으로 사길 잘했다고 제 자신을 칭찬했다. 오랫동안 상상속으로만 그려왔던 그림을, 오늘 밤 저는 드디어 실현시키고 만 것이다. 최고로 좋은 음식과 술로 기쁨의 만찬이라도 즐기고 싶지만 그것은 마코토를 천천히 맛보고 난 다음이다. 


  마코토는 약에취해 제대로 사리분별이 되지 않는지 눈 앞의 이즈미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채 그저 부푼 성기가 아픈 듯 끙끙 되었다. 마코토의 손은 이즈미가 끈으로 단단히 묶어놓았기 때문에 마코토는 제 성기를 손으로 만지지 못한채 쇼파 팔걸이에 계속 비비기만 하고 있었다. 이즈미는 마코토의 동물과도 같은 본능적인 행위에 흡족한 듯 웃었다. 자신의 귀여운 고양이가, 드디어 손에 들어왔다.


 그러니까 이렇게 마코토를 손에 넣기까지 어연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세나 이즈미 자신도 무언가에 쉽게 질려하는 자신이 한사람에 대한 소유욕을 십년동안이나 간직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지만, 뭐 '유우키 마코토' 라는 이름하나만으로 모든 의문점은 어떻게도 좋을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유우군- 에로하네. 하지만 그런 모습도 예뻐."


 이즈미는 마코토의 옆에 앉아, 마코토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두어번 쓸었다. 마코토는 풀린 눈으로 이즈미를 바라보는 듯 싶더니, 이내 쇼파에 성기를 비비던 것을 그만두고 이즈미의 품 안에 달려들었다.

흐앙, 흐앙, 하고 마코토가 야하게 울었다. 이제는 쾌감을 넘어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인지 마코토가 이즈미의 품에 안겨 이즈미의 가슴팍에 제 얼굴을 한없이 부볐다. 그 행동이 너무나도 저속해서 이즈미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위치를 바꿔 마코토를 제 아래로 깔았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마코토의 얼굴은 이미 타액범벅이 된 지 오래라서, 이즈미는 '야한 유-우군.'하고 비웃는 소리를 내면서도 누구보다 사랑스럽다는 듯 마코토의 입 주변의 타액을 핥았다.


"유우군, 여기가 아파?"

 

 이즈미가 잔뜩 부풀어 있는 마코토의 성기에 제 손을 얹었다. 조금만 자극을 주자 마코토는 갈것같은 표정으로 제가 더 허리를 흔들어 마찰을 높이려고 했지만, 이즈미는 그건 허용해줄 수 없다는 듯 금방 손을 떼었다. 마코토가 상실감 짙은 표정으로 이즈미의 손끝만 바라보며, 진심으로 그것을 원한다는 듯 상체를 조금 일으켜 이즈미의 손 마디마디를 핥았다.


 츕, 츄릅, 자그마하지만 그래도 마코토와 이즈미 둘 뿐인 이 조용한 공간에서는 너무나 크게 들리는 야한 소리가 거실을 채웠다. 마코토는 이즈미의 마음에 들기위해 이즈미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핥았다가, 손가락도 제 입에 넣어 쪽쪽 빨아봤다가 손목의 핏줄도 핥았다가 중간중간에 이즈미의 눈치를 가봐며 정성스레 손을 애무했다. 아아, 손만으로도 갈 것 같다니. 이거 진짜 위험한데..

 

 이즈미는 마코토의 타액으로 범벅된 제 손을 다시 마코토의 바지춤으로 가져다댔다. 그리곤 버클을 풀어 바지와 브리프를 내려버리곤, 곧게 잘 선 마코토의 성기를 세게 손에 쥐었다. 그러자 예상했던대로 조금 놀란 듯 마코토의 입에서 단발마가 터져나왔다.


"힛, 익!"

"유우군-. 좋아?"


 이즈미는 마코토의 성기를 위아래로 마찰시켰다. 으하, 하응, 읍, 아흐, 거, 거기, 으, 이즈, 미씨, 흐아읍ㅡ 하는 마코토의 신음이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지금까지 너무 오래 참아왔던 탓인지 이즈미가 쓸어내린지 얼마되지 않아 마코토가 사정했다. 꿀럭-. 진득한 액체가 이즈미의 상의에 묻어버렸다. 흰 와이셔츠는 얼마전에 명품 브랜드로 부터 협찬받은 고가의 옷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의따위, 유우군의 정액이 묻어져 버리게 된다면 절대로 아깝지 않다. 하지만 이즈미는 좋은 트집거리가 생겼다는 듯 조금 목소리를 낮게 하고는 아직 사정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코토에게 심술궂게 말을 붙였다.


"아아. 이거 비싼 옷인데 어쩔거야. 유우군. 조금 혼을 내줘야겠는데."


 이즈미는 손이 묶여있어 벗기기 힘든 맨투맨을 그대로 가위로 북 찣어버렸다. 어차피 유우군에게 이젠 옷같은 건 필요하지 않게 될 테니까. 이즈미는 마코토의 오른쪽 유두를 엄지로 꾸욱- 눌러 비볐다. 흐으으, 읏. 아직까지 약의 기운이 남아있는 것인지 마코토에게서는 달콤한 교성이 여과없이 흘러나왔다. 손가락을 조금 빙글-거리며 유두를 지분거리던 이즈미는 마코토의 유두에 혀를 가져다 되고 감질나게 할짝거리다, 이내 엄마 젖을 빠는 아이마냥 마코토의 유두를 강하게 빨았다. 으앗, 으아흐, 으, 싫어요, 으아, 이상해, 으으, 녹는거같아, 으아으, 하고 고개를 도리질하던 마코토는 제 뒷구멍으로 쑤욱- 밀어 넣어진 손가락 한개에 히끅, 하고 입을 다물었다. 


"유우군, 한 개도 힘든거 같네. 역시, 여기는 처음이겠지? 아니, 지금까지 동정일 수도 있으려나?"


 이즈미는 손가락을 빽빽하게 조여오는 느낌에, 마코토가 이 곳은 처음일 거라고 확신했다. 아니, 처음이어야만 했다. 자신이 어떻게 이때까지 참아왔는데, 다른 새끼가 먼저 이 곳을 사용했다고 생각하면 열이 뻗쳐서 자신을 주체할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이즈미는 길들여지지 않은 마코토의 뒤를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저었다. 처음이라 쾌감보다야 고통이 큰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약 덕분인지 조금이나마 마코토가 느끼고 있는 듯 중간 중간 작게 신음을 내뱉었다. 이렇게 얌전한 유우군이라니. 조금 신기하네. 언제나 내가 한발짝 다가서면 두발짝 피하던 유우군이었는데 말이야.


 이즈미는 마코토의 뒤가 제 손가락 하나를 아까보다는 조금 능숙히 받아들이자, 이내 손가락 두개를 더 넣었다. 예정이었다면 조금 더 천천히 공을 들여 애무하려했지만, 역시 자신의 인내심이 버텨내질 못할 거 같다. 이미 이즈미의 성기는 거의 직각으로 우뚝 솟아서, 바지의 지퍼가 당장이라도 터지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이즈미는 땀에 젖은 마코토의 머리칼을 조심스레 넘겨주며, 밑으로는 한없이 마코토를 유린했다. 손가락 세개가 촉촉히 젖는 것이 느껴졌다. 마코토의 신음소리가 점점 고양되었다. 그러다 툭, 하고 건드린 무언가에 흐아아,아,읏,하아아앙, 하고 거센 반응이 흘러나왔다. 여기구나- 싶어서 이즈미는 도착지를 찾은 만족스런 탐험가의 미소를 지은 채로 손가락을 빼냈다. 


"유우군, 처음이라 조금 아플거야. 그렇지만 유우군은 잘 할 수 있지?"


 마코토는 이즈미의 말 뜻이 무엇인지도 잘 파악하지 못했으면서, 그저 고개를 한없이 끄덕거렸다. 지금 세나 이즈미는 유우키 마코토의 절대적인 주인이었다.


 세나 이즈미가 제 바지의 버클을 풀었다. 툭- 튀어나온 성기가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마코토는 맛있는 솜사탕을 바라보는 초등학생의 눈빛으로 그것을 갈구했다. 이즈미는 제 성기를 마코토의 입구에 조심스레 가져다 대었다. 입구에 가져다 대었을 뿐인데, 금방이라도 쌀 듯 성기가 후끈거렸다. 역시 자신은 유우키 마코토에 관해서는 한없이 자제력이 부족해진다고 생각하며 이즈미는 조금의 겨를도 주지 않고 그것을 마코토의 끝까지 쑤셔 박아버렸다. 으아악, 하는 마코토의 비명이 거실을 크게 울렸다. 아까의 달콤한 교성과는 다르게, 정말로 아픈 듯 마코토는 온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이즈미가 그렇다고 드디어 손에 넣은 마코토를 놓아줄리가 없었다.


"그만, 너무, 아프, 흣,"

"유우군. 아까 여기가 좋댔나?"


 이즈미는 조금의 배려차원에서 마코토의 전립선을 꾸욱- 제 성기로 찔렀다. 눈을 한껏 크게 꿈뻑이다 마코토는 이내 이즈미의 목에 매달려 아까와 같이 거친 신음을 토해냈다. 거기, 거기 너무 좋아요, 으아, 미칠, 거 같은데, 왜 좋은지, 모르겠는, 흣, 데, 진짜, 거기 , 조금만 위로, 으아, 흐, 거기,거기, 하고 무자비하게 저를 찔러오는 세나 이즈미의 피스톤질에 맞춰 허리를 흔들어댔다. 마코토의 안은 생각보다 좁아서, 이즈미는 간헐적으로 욕을 내뱉으며 쾌감에 의해 미간을 찌푸렸다. 흐으, 시발, 유우군 존나 미칠거같아. 결국 참기힘들어진 이즈미는 마지막 스퍼트로 퍽퍽- 거세게 마코토의 전립선을 위주로 박아댔다. 이미 눈물범벅인채로 마코토는 거의 갈 것 같은 표정으로 눈을 까뒤집으며 그저 이즈미가 박는대로 몸이 흔들렸다. 하으, 어, 히익,히이잇, 하고 제 본능에 충실한 소리를 입으로 내며 이즈미가 자신의 안의 사정하는 순간, 마코토도 머리에 번뜩 화이트 플래시가 터져서 그대로 대차게 가버리고 말았다. 주우욱- 마코토는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눈을 감았다. 


 이즈미는 눈을 감은 제 사랑스런 마코토의 볼에 한없이 입을 맞췄다. 아, 아, 이제야 왔구나. 유우군, 내가 십년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너는 모르겠지? 아아, 나는 언제라도 너를 이렇게 만들고 싶어서 그동안 얼마나 인내하고 또 인내했는지 몰라. 아아, 사랑스러워.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 같아. 역시 이런 귀여운 유우군은 나만 보는 편이 좋아. 너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뇌를 모두 파버려서, 이 세상에 너를 기억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으면 좋겠어. 아아, 유우군-. 여기서 나랑 평생 사랑을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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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마코] 비가 녹는 도시 01









"야! 마코토! 나가서 담배 좀 사와라-."

"앗, 내것도! 항상 나 피던거 기억하지?"

"거스름돈으로는 까까라도 사먹어라!"

"아하하ㅡ 까까가 뭐냐? 다 큰 성인한테!"


 선배 둘이 건내주는 1000엔짜리 지폐를 받으며 마코토는 '이런거 시키지 말라니까요 귀찮게..'하고 작은 소리로 불평을 했지만, 나가지 않았다간 들이닥칠 후환이 두려워 자리에서 일어나 회식 중이던 가게 밖으로 나갔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밤바람이 꽤 차서 이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지-하고 걱정이 되었지만 외투를 가지러 귀찮게 다시 들어가는 것보다야 감기걸리는게 더 낫다고 결론내린 마코토는 1000엔짜리 지폐 두장을 지갑에 단정히 집어넣곤 편의점을 찾으러 길을 나섰다.


 오늘은 오랜만에 대학 동아리 선후배들과의 회식이라 그런지 마코토도 사실은 기분이 조금 업되어 있었다. 지금은 휴학중이라서 동아리에 얼굴을 잘 못내비치지만 이렇게 이따금 자신을 불러서 과회식에 나오라고 챙겨주는 것을 보면 자신을 잘 챙겨주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다. 에휴휴- 이런건 짬밥없는 후배 몫이지-, 하고 편의점을 찾아 두리번거리던 마코토는 단독주택가라 그런지 눈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 편의점의 존재에 의아해졌다. 요샌 시골에도 편의점은 다 있던데 어찌된게 이 동네는 편의점 하나 없냐. 


 마코토는 단독주택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주택가를 혹시 골목에라도 편의점이 있는 게 아닐까-하곤 골목을 여러군데 살폈다. 그래도 나오는 건 일반가정집뿐이라 그냥 여기서 돌아갈까-하며 거의 포기심정으로 마지막으로 골목길 하나만 살펴보자 생각하곤 조금 더 걸음을 걷자 나오는 골목길을 살폈다. 나올리가 없지-라고 생각하고 들여다 본 골목길이었는데 맨 끝 쪽에 '담배'라고 써져있는 작은 간판의 불이 켜져있음을 보아 운명이란건 정말 말로 형연할 수 없이 신기한 일이지 싶어졌다.


 마코토는 가로등이 하나 뿐이라 조금 어둑한 그 골목길로 조심스레 들어섰다. 무슨 가게를 저기다가 차렸대. 장사는 되기는 하는걸까? 항상 영화같은데보면 저런데는 귀신이랑 관련있다거나 뭐 그런거던데. 아 갑자기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치만 담배는 여기밖에 파는 데가 없는 거 같고. 그리고 딱, 딱히 내가 귀신을 무서워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그래, 담배만 사고 얼른 나오는거야! 그리고 요즘 세상에 귀신이 어딨냐? 하하하 ㅡ 라고 마코토는 낡은 간판만이 겨우 달려있어 여기가 담배가게임을 미약하게 알리고 있을 뿐인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ㅡ. 저, 담배.. "


 좀 사러왔는데요, 라는 뒷말이 차마 나가지 못한 것은 가게가 쥐죽은 듯 고요했기 때문이다. 담배가게가 맞긴 한 모양인지 벽한면에 담배가 가득 채워져 있긴 했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역시 주인장을 보이지 않았다. 하하, 어디 외출이라도 하신 모양이지! 라고 애써 오들오들 떨려오는 다리의 진동을 무시한 채 마코토는 눈을 꾸욱 감았다. 아니야, 아니야, 이상한 생각 하지말자. 귀신은 무슨 귀신이야! 귀신이야기는 다 여름철에 장사해먹으려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이야ㄱ...ㅣ.....


 "뭐냐"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뒤에서 쿡쿡 자신을 찔러오는 손길에 급기야 대차게 소리를 질러버리고 만 마코토는 얼굴을 감싸고 주저앉으며 제발 살려주세요! 목숨만 살려주세요! 하고 울먹거렸다. 그렇게 열번정도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어도 딱히 귀신이 자신에게 해를 끼치려는 낌새가 없어보여서 마코토는 눈을 아주 사알짝 뜨고 고개를 조금씩 들어 위를 살폈다.


 "쇼를 한다."


 그곳엔 슈트차림의 잘생긴 미청년이 자신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에? 귀, 귀신이 아..아니었어? 다...다행이다! 라고 크게 안도한 마코토는 이내 제가 저 잘생긴 미남자 앞에서 쪽팔린 짓거리를 해버렸다는 걸 인지하곤 얼굴을 터질듯 붉혔다. 쭈그린 자세에서 어색하게 일어난 마코토는 하하-하고 상대에게 어색한 웃음으로 무마하려고 하며 이야 놀랐다니까요-하고 머리를 긁적였다. 


 "담배 사러왔는데, 주인도 없고 조금 무서워서 -. 하하, 그래도 이런 곳에 담배를 사러오는 사람이 저 말고 더 있네요. 하하. 조금 무서웠었는데 잘 됐.."

 "내가 여기 주인인데?"


 누추한 작은 담배가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상을 가진 남자가 이 가게의 주인이라고 선언해왔다. 마코토는 잠시 상대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앞에 선 이 남자가 이 가게의 주인이라고 말했다는 것을 깨닫곤 '엑?'하곤 놀라버렸다. 이런 담배가게라고하면 조금 인상이 무서운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있을 거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딱봐도 비싸보이는 고급슈트를 입고 있는 잘생긴 젊은 남자가 주인일 거라는 생각은 절대, 전혀 나지 않는데.. 


 이 담배가게 사실 엄청 장사가 잘 되는 곳일까, 하고 조금 의아해진 마코토가 그래도 목적인 담배를 사기 위해서 선배들이 사오라고 했던 담배 두 갑의 이름을 읊었다. 어째서인지 조금 짜증난듯한 얼굴을 하고 있던 남자는 마코토가 말 한 담배 두 갑을 마코토에게 던져주었다. 허, 헛! 하고 방심하던 마코토가 담배 두 갑을 모두 잡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트리자 아까보다 더 한심하다는 듯 마코토를 바라보던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돈."

 "아, 잠시만요, 지갑이, 헉!"


 한 손으론 담배 두 갑을 안고 지갑을 꺼내 남자에게 건내려던 마코토가 이내 지갑에 있던 내용물을 바닥에 쏟아버렸다. 남자가 '후-'하는 한숨을 내뱉었다. 그것은 한숨이었지만 어째선지 '진짜 가지가지 한다-'라고 들리는 듯 했다. 마코토는 이제는 거의 울듯한 얼굴로 다시 바닥에 쪼그려 앉아 명함, 카드, 현금등을 주워들었다. 남자는 조금 도와줄 법도 한데 그저 서서 마코토를 내려다보기만 할 뿐 전혀 도와주려는 기색이 없었다.


 마코토는 조금 심술이 났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내가 여기 고객인데 진짜 서비스가 꽝이네! 이런 가게 금방 망해버리지! 암암! 우리 가게에서 저런식으로 행동했다간 바로 잘리지! 소심하게 속으로만 남자를 욕하던 마코토는 쏟은 내용물을 다 주워넣고 일어서서 남자에게 지폐를 건냈다. 


 무뚝뚝하게 아무말 없이 거스름돈만 건내주는 남자의 행동에 마코토는 이런 가게따윈 다시 올 일도 없겠지만 그래도 다시 안올거라며 속으로 으름장을 놓았다. 그래도 천성이 예의바른 마코토는 '안녕히계세요'라고 착실하게 인사까지 한 채 담배가게를 나갔다.


 남자는 창밖으로 마코토의 뒷모습을 쫓다가 이내 큰 도로변으로 마코토가 사라져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되어버리자 창에서 시선을 뗐다. 엄청 얼빠진 놈이네- . 남자는 좀 전까지 마코토가 서있던 바닥을 수십초간 조용히 응시했다. 그 곳엔 명함 사이즈의 종이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아마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줍지 못한 명함같았다. 


 진짜 눈뜨고 코 베일 놈이라고 생각하며 남자는 마코토가 떨어트린 명함을 주워 들었다. '유메도시락'이라는 가게상호와 전화번호가 박혀있는 평범한 업소 홍보용 명함이었다. 남자는 그것을 탁자에 올려 두었다. 도시락, 가게라. 남자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어번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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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마코] 나와 나




 오늘도 냉장고에는 고기뿐인가ㅡ. 어쩐지 역해졌다. 아무리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같은 고기를 계속 먹다보면 질리기 마련인데 하물며 나는 고기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 야채나 샐러드같은 건 없나, 하고 냉장고의 칸을 모두 뒤져봐도 전부 고기일 뿐이다. 이즈미씨는 대체 고기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서 이렇게 고기를 잔뜩 사온건지. 냉장고의 문을 닫으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밖에 나가서 야채라도 사와야 하는 모양이었다. 귀찮은데.. 


 대체, 왜 이렇게 고기만 잔뜩 사온거야- 하고 나는 이즈미씨를 조금 책망했다. 그치만 역시, 내가 와서 고기가 이렇게 잔뜩 있게 된 거구나. 내가 온 기념이라며 기뻐서 고기를 잔뜩 들여놓던 세나 이즈미 선배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다 나를 위한 마음이다 생각하니 조금은 심장이 간질거렸다.큼-, 하지만 역시 야채는 사와야겠지. 나는 간단히 쇼파에 걸린 후드를 집어 입고, 마스크를 꼈다. 아무래도 오늘은 황사가 심한 모양이니까. 


 현관에 있는 신발을 아무렇게나 구겨신고 밖에 나갔다. 바깥세상은 먹구름 가득 낀 회색이었다. 손으로 살짝 눌러보면 금방이라도 비가 짜내질 거 같은 거대한 회색 스펀지다. 그래도 아직 비는 떨어지지 않는데,  우산을 가지고 가는 게 좋을까, 걸어서 오분거리니까 가지고 가지 말까- 하고 잠시 눈대중으로 재어보았다. 하지만 역시 감기에 걸리면 나뿐만 아니라 이즈미씨한테도 영향이 가니까 되도록이면 가져가는 쪽이 낫겠지. 나는 다시 문을 열어 현관에 세워진 우산꽂이에서 가장 저렴해 보이는 비닐우산 하나를 손에 들었다. 사실 이렇게 간단한 일인데, 사람은 그 간단한 것을 하기 위해서 귀찮게 여러번 고민한다.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애둘러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해버리는 것인데. 나는 작게 웃으며 다시 밖으로 나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아, 그러고보니까 지금 신고 있는 신발 이즈미선배꺼구나. 구겨신으면 또 한소리 듣겠는데. 엘리베이터가 4층까지 오길 기다리는 사이 잠시동안 신발을 고쳐 신었다. 현관에 있길래 대충 신은 이즈미 선배의 신발은 자로 잰 듯 딱 맞았다. 아무래도 덩치가 비슷하니까 신발도 대충 맞는거 겠지? 4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가 이내 문을 열었다. 당연하겠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것이 조금 서글퍼졌다. 그러니까 지금 마코토, 나 자신 안에는, 내가 있었다.


*


  내 이름은 유우키 마코토이다. 학창시절에는 아이돌을 했고 꽤 오래 전에 은퇴를 했다. 그다지 대단한 아이돌은 아니고 지방아이돌 정도였어서 지금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등학교 시절에 잠깐 아이돌 활동을 하다가 수험생때 은퇴를 하여 대학은 지역에서 그럭저럭 평판있는 사립대학에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고, 대학 문제로 일학년때부터 자취를 해왔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동거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세나 이즈미는, 유우키 마코토와 동거를 하고 있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겠지만 지금 내가 말한 세나이즈미는 일본에서 꽤 주가 높은 그 '모델'이 맞다. 어떻게 그와 인연이 닿았냐고 묻는다면 지방 아이돌이지만 운좋게 공중파 tv 토크쇼에 출현하게 되어 방송국을 견학가게 된 날 우연히 만났다고 할까. 하지만 이즈미씨는 그 전 부터 날 알고 있었고 그 전 부터 내 '팬' 이라고 인사를 건네왔다. 유명인이 자신같은 지방아이돌을 알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도 기뻐서 나는 그 날 바로 이즈미씨와 폰번호를 교환했다. 이즈미씨는 아주 친절한 사람이라, 일반인에 가까운 무명아이돌인 나를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정말 꼼꼼하고 세심히 챙겨주었다. 정말, 세심히. 


「뭐해, 유우군?」「오늘 촬영 있어, 유우군?」「어제는 전화가 꺼져있었네. 어디 아프기라도 했던 거야 유우군?」「유우군. 지금 난 니가 보이는데 왜 전화는 안받아?」「유우군?」


 이렇게나 잘해줬는데. 


*


 오랜만에 거울과 마주했다. 나 이렇게 생겼었나? 하고 조금 생소해진 기분이 들어서 얼굴을 매만졌다. 거울에 비친 내 표정은 너무 무뚝뚝한 것 같아서, 얼굴근육을 끌어당겨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역시, 그때 그 얼굴은 아니다. 내가 참 좋아하던 얼굴은, 지금은 너무나 변해 있었다.


*


 신문에는 오랜만에 보는 진짜 내 얼굴이 실려있었다. 사진은 '대학생 y군, 실종 60일째. 수사에는 진전이 없어.' 라는 제목의 기사에 삽입된 것으로, 지방아이돌활동을 하던 시절의 사진이었다. 역시 예쁜 얼굴이네- 라고 생각하며 읽고있던 신문을 쇼파에 내던졌다. 그리곤 나는 냉장고쪽으로 다가섰다. 오랜만에 진짜 내 얼굴이 보고 싶어졌다.











(사족)

쓰다말다 쓰다말다 고민을 거듭하면서 썼던 글입니다.

너무 정신없는 글이지만, 대충 세나 이즈미가 마코토를 죽이고 자신이 마코토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내용입니다. 냉장고에 있는 건 역시 마코토의 시체라는 뻔한 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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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마오] 오메가버스 04





 

 뭐냐고 그거-, 내가 데려다 주겠다고 했는데 굳이 지가 데려다 주겠다고 할 이유가 없잖아. 내가 무슨 보균자도 아니고! 그리고 일단 매일 잠이나 자는 리츠보다야 내가 더 체력도 쎌거고, 어려서부터 리츠를 업어 버릇했으니까 내쪽이 더 잘 업었을 건데. 그리고 내가 아플때도 그렇게 업어서 보건실로 달려가 준 적은 한번도 없었으면서 아주 코가는 잘만 업도 뛰더라?


 이미 자신이 수업 도중임을 새까맣게 잃은 마오는 책상 위에 펼쳐놓은 노트 오른쪽 귀퉁이에 리츠의 이름을 썼다가 찍찍 몇번 선으로 그어버리고 샤프 꽁다리에 달려있는 지우개로 북북 지워버리다 이내 생각에 잠겼다. 잠시 눈을 감은 마오의 앞에, 살색의 풍경이 펼쳐졌다. 아! 이런거 아니라고! 훠이훠이 물러가! 


  겨우겨우 눈 앞에서 살색 풍경을 지워낸 마오는 이번에는 다시 울쩍해졌다. 아무리 의존하지 말라고 했어도 사실 마오의 가장 친한 친구는 리츠인것을. 하루아침에 그렇게 쌩 무시를 하고.. 의존하지 말라고 한다고 그렇게 하루 아침에 쌩까는게 어딨냐! 니가 초딩이냐! 아니 이미 정신연령은 초딩인거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막말로 너랑 나랑 하루 이틀 친구한 사이도 아니고! 솔직히 나는 니가 하지 말란다고 안할 놈이었으면 말 안했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말은 죽어도 안듣더니 이런건 왜 또 잘듣는데ㅡ ! 하고 머리를 쥐어뜯고 있으니 옆에 앉은 아라시가 진지하게 정신병동에 전화해볼까하는 눈빛으로 마오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라시에게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애써 평정을 잃지 않은 척 하던 마오는 아라시가 다시 수업에 집중하자 후- 한숨을 내쉬곤 다시 책상에 엎어져 버렸다.


 사실 리츠에게 이제 그만 의존하라고 선언해버렸지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자신인지도 몰랐다. 리츠에게 항상 나 좀 귀찮게 하지 말고 다른 친구라던가 나이츠의 멤버랑 돌아가라고 투정부리기도 했지만 사실 그건 리츠가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저만 찾아 줄 것을 알고 있어서인지도 몰랐다. 사실, 예전엔 조금 자랑스럽기까지 했었다. 이렇게 잘생긴 애가 내 친구라니- 게다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 기대온다니- 하고선 조금 뿌듯해 하던때도, 부끄럽지만 있었다. 역시 문제는 나 자신에게 있었다.


 친구가 다른 친구랑 논다고 섭섭해 한다니 나는 무슨 어디 순정만화의 여주인공인거냐고!


"이사라 마오. "


 다행이도 제가 이렇게 소녀틱한 마음이 있었다니!하고 부끄러워서 몸이 베베 꼬여버리기 직전에 마오는 다시 한번 다른 이유로 심장이 쿵- 내려 앉았다.


"수업시간에 자지 마라. 복도로 가서 서있어."

"선생님 저는 … !"

"말대꾸하지마라."


 쿠누기는 번뜩이는 은테안경너머로 마오를 날카롭게 쳐다보며 복도로 나가라고 단언했다. 엎드린지 고작 십초도 안지난 것 같은데 잔다고 오해받은 마오는 무척 억울한 심정이었지만 쿠누기 선생님의 입장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어서 결국 밍기적 일어서서 복도로 나갔다. 왜 하필 걸려도 쿠누기쌤인거냐고. 저 선생님 까다롭게로 유명한데.


 마오는 복도에 서서 대충 핸드폰을 끄적이다가 문득 리츠가 아직도 교실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까 코가가 쓰러진 것이 화학시간이었고, 지금이 쿠누기선생님의 수업시간이니까 적어도 삼십분은 지났다는 것인데.. 여기서 양호실까지 거리래봤자 왕복으로 겨우 오분정도이고. 이렇게 늦는다는건...아!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이사라! 클레스메이트로 그런 망상의 나래 펼치지 말라고?


 마오는 제 머릿속에 다시한번 비집고 들어오려는 리츠와 코가의 위험한 그림을 애써 부정하려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아예 가망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아니 객관적으로 따져보면 리츠는 알파고, 코가는 오메가다. 둘이 서로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인지도 몰랐다. 게다가 리츠는 발정의 정도가 심한 알파였고, 코가는 막 각성한 오메가였기때문에 아마 서로에게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터였다. 오메가 나 알파중에는 사랑없이도 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들었고. 아니! 일단 얘네 아직 미성년자지만! 하지만 미성년자끼리 그, 그렇고 그런거 했던 나도 있지만! 아니 일단 절대로 그건 리츠가 먼저 원해서 한거니깐! 내가 좋아서 한건 아니니깐! 그나저나 얘네는 왜 안돌아와서 내가 이렇게 불안해 해야하는 건데!


 마오는 실내화의 앞코로 툭툭 불안한 듯 바닥을 쳤다. 한번...가 볼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섰다. 음, 그래! 그래! 이건 그냥 확인이다. 제 소꿉친구가 클래스메이트를 덮쳤다는 명목으로 깜빵에 가는 일이 없도록 살펴주는 것일 뿐이다! 마오는 그렇게 덜떨어진 합리화를 하며 양호실이 있는 1층으로 향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달렸다. 한걸음마다 초조함이 뚝뚝 떨어져 그 긴거리에 흔적을 남겼다.












 아, 양호실까지 이렇게 멀 줄이야. 마오는 뛰어오느라 가빠진 숨을 고른 후, 조심스럽게 양호실의 문을 열었.. 아니, 열려고 했다. 하지만 벌써 양호실의 문은 단단히 잠궈져 있어서 마오가 아무리 힘을 줘봐도 열릴리가 없었다. 리츠와 자신은, 항상 그 비밀스러운 일을 하기 위해서 누가 올까 문을 이렇게 잠구곤 했었다. 마오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애써 침착하게 억누르며 문가로 귀를 가져다 대었다. 그래, 뭐 양호실 문 좀 잠겨있을 수도 있지! 양호 선생님이 잠궈놓지 않았단 법은 또 어디있겠는가! 


마오는 방음이 안되는 싸구려 나무재질의 양호실 문으로 최대한 귀를 붙였다. 


'으 ㅡ '

'으- 읍!'


 마오는 일순간 숨을 멈췄다. 분명 잘못 들은게 아니었다면 이건, 코가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그리고 충격에 빠진 마오에게 확인 사실을 시키듯 '그만, 흣, 하라고, 사쿠, 마, 자식!' 하는 달콤한 코가의 교성이 얇은 문 너머로 새어나와 마오의 귀에 깊이 박혔다.


 마오는 결국 기정사실화 시킬수 밖에 없었다.  리츠와 코가는, 이 문 너머에서 … 나와 리츠가 하던것, 아니 그 이상의 것을 지금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사쿠마 리츠는 제 성욕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누구든지 좋은거였다. 아니, 애초에 코가를 마음에 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대체 언제부터? 분명 리츠는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건 혼자만의 착각이었나. 마오는 제 실내화 앞코에 뚝뚝 떨어지는 제 눈물 방울도 눈치채지 못한 채 그저 서러운 감정에 휩싸여 양호실의 문 앞에서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양호실 안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는, 마오를 더더욱 서럽게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리츠는 언제나 제게 '좋아한'다고 말해왔지 사랑한다고 말해왔던 적은 없다. 게다가 리츠의 '좋아한'다는 대상은 저뿐만 아니라 나이츠의 멤버, 홍차부, 그리고 그 부의 그 귀여운 후배도 포함되는 것인데 자신은 리츠와 조금 더 가깝다고 해서 그것을 '사랑'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너의 호의를 이상하게 해석한 나는 혼자 멋대로 니가 날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사실은 그게 아닌데. 사실은 넌 날 그냥 친한 친구로 생각하는 거였는데.


 하지만, 하지만, 나는, 솔직히 말하면 네가 나한테 기댄다는 게 은연중에 무척이나 기뻤던 나는, 네가 다른 녀석과 함께 있다고 해서 미친듯이 서러워지는 나는, 너를 과연 소꿉친구로 바라보고 있던걸까? 역시 사실 가장 큰 문제는 나였을 지도 모른다. 아아. 깨닫기 싫었다. 사실은, 내쪽에서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

이제는 오메가버스 설정은 어떻게해도 좋은 것 같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냥 별거 없는 평범한 삽질물이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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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마오] 오메가버스 03



 

 "오늘도 리츠씨한테 안가?




 연습실의 문을 잠구던 마코토가 마오에게 말을 걸었다. 시간을 보니 벌써 여덟시 십육분. 트릭스타의 연습이 끝나면 항상 제 소꿉친구를 데리러가야 한다면서 쏜살같이 나이츠의 연습실이나 b반으로 가던 마오였는데, 요새는 어찌된 일인지 트릭스타의 연습이 끝난 이후에도 마코토들과 귀가를 같이 하고 있었다. 마코토가 그저 스쳐지나간 생각을 간단히 물은 것이었지만, 순간 마오는 물론이고 역 앞 가게에 도넛을 사먹으러 가자느니 말자느니로 투닥거리고 있던 호쿠토와 스바루마저 입을 꾹 다물어 분위기가 한순간에 썰렁하게 변해버렸다.


 


 마코토는 순간 보았다. 역 앞에 도넛가게로 얼른 가야한다며 어깨동무를 한 채 마하의 속도로 자리를 뜬 호쿠토와 스바루를.




  뭐야, 나 뭐 잘못 말한거야? 덕분에 마오와 복도에 둘만 덩그러니 놓여지게 된 마코토는 대체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라 적잖이 당황했다. 마오의 표정은 놀이공원으로 현장학습을 가기로 한 날 우천때문에 취소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초등학생처럼 상실감에 젖어있었다. 아니, 그러니까 내 질문에 뭐가 잘못인 게 있었어?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귀신에 빙의되어서 '내일 지구는 멸망하는데 너희들은 과연 뭘 할거지?'라는 종류의 어떤 엄청난 질문이라도 한거야? 난 분명 그냥 리츠씨한테 안가냐고 물어보기만 했을 뿐인데? 설마 리츠씨는 원래 3년전에 죽은 인물이고, 나는 그런 유령을 볼 줄 아는 사람, 일리가 없지. 분열되어가던 정신을 겨우 추스른 마코토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마오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하. 마오 왜그래? 어디 아파? 갑자기 그러니까 무섭잖아-. 그냥 리츠씨랑 같이 안돌아가냐고 물은건데 그런 심각한 얼굴하…"


 "아아.. 리츠.. 아... 뭐... 그래... 난 원래 리츠랑 친했으니까.. 후후... 그렇지... 나는 리츠 옆에 안붙어 있으면 이상하게 보일 정도인가보구나...후후후"

 


 호쿠토오오오오!! 스바루우우우우!! 제발 나도 같이 도넛가게에 데려가!! 내가 돈 다 낼게! 내가 사게해줘! 제발! 지금 이 상황만 벗어날 수 있다면 모든 지 좋으니까! 마코토는 당장이라도 복도를 뛰쳐나갈 것 같은 울먹이는 표정으로 스바루와 호쿠토가 떠나간 텅 빈 복도만을 바라보았다. 이 의리라곤 세나 이즈미 양심만큼도 없는 놈들!!! 마코토의 소리없는 비명이 복도를 울렸다.


 







 


 리츠는, 의외로 학교는 꼬박꼬박 나오고 있었다. 학교에 나와서 또 책상에 퍼질러 자는 것이 영 글러먹은 모양새였지만 그래도 기특하게 학교는 지각하지 않고 꼬박꼬박 나와주었다. 그 공의 배후에는 '오오가미 코가'가 있는 모양이어서, 아마 코가는 리츠를 집에서 학교로 매일매일 퍼 날라주다싶이 하는 모양이었다. 코가의 손에 뒷덜미가 잡혀 등교하는 리츠의 모습을 보고 옆자리의 아라시가 '리츠군 바람피는걸까?'하고 마오에게 장난을 걸어왔지만 마오는 영 받아줄 분위기가 아니어서 '몰라'하고 냉정하게 쳐내었다. 아라시는 조금 놀란 모양새였지만 이내 흐응-하고 콧노래를 부르는 것이 어째 좀 찜찜했다.

 

 "무거워! 흡혈귀 자식들은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귀찮게 구는데 도가 튼거냐 앙? 니들 어디가서 단체로 사람 열받게하는 방법같은거 과외받는거냐고!"

 "자신을 사람으로 생각하다니. 코기는 조금 분수를 모르는 거 같네ㅡ."

 "으아아아아! 사쿠마 이녀석! 오늘 너 죽고 니 형도 좀 죽자!"

 

 둘이 사이가 참 좋은 거 같네, 하고 마오는 조금 뾰로퉁하게 볼을 부풀리고 창밖 운동장으로 시선을 돌려버렸다. 흥. 언제는 소중한 친구니 하나뿐인 친구니 뭐니 해놓고 나말고도 친구는 많은거였으면서. 아, 모르겠다. 그냥 나도 자버릴련다! 나도 이제 사쿠마 리츠따위는 안중에도 없거든! 흥이다 흥!

 

 

 

 

 

 

 

 코, 군! 코, 오오가, 코가! 오오가미!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 잘 자고 있었는데. 마오는 눈쌀을 찌푸리며 책상에 박아두고있던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교실의 구석자리에 반아이들이 모여있는 것이 보였다. 잠깐, 뭐야 무슨 일이야! 마오는 얼른 몸을 일으켜 소란의 중심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곳에는 바닥에 배를 감싸고 누워 숨을 헐떡이는 오오가미 코가가 있었다. 마오는 냄새로 알 수 있었다. 이 녀석, 나와 같은 오메가다. 

 

 마오는 혼란스러웠다. 반에 오메가가 두명이나 있다니. 게다가 자신과는 다르게 코우가는 꽤 농도짙은 오메가라는 것을 마오는 냄새로 얼핏 알 수 있었다. 아마 코가는 각성해버린 것일 것이다. 지금 이순간. 가장 최악의 장소에서 말이다.

 

 주변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심지어는 선생마저 당황한채 어떻게 하질 못하고 안절부절 하기만 하고 있었다. 게 중에서는 '재 오메가야?' '진짜? 그거 다 소문아니었어?'하는 소리도 들려왔다. 정말, 오오가미 코가는 운이 없다. 학교라는 최악의 장소에서 각성해버리다니. 분명 오늘 내에 전교에 소문이 나버릴 것이었다.

 

 오오가미 코가는 울고 있었다. 그 자존심 강한 코가가 눈물 콧물 나오는 것도 상관않고 처절하게 울어대고 있다니. 저건 무척 괴로워하고 있는 표시일 것이다. 마오는 같은 오메가로서 코가의 일이 제 일처럼 걱정되었기 때문에 그를 업어 보건실에 가려고 했다, 자신을 제지하는 손길만 없었다면 말이다.

 

"코기는 내가 데려다 줄게."


 마오는 한순간 몹시 서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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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마코] 극성팬 03 (完)




 "홋케! 뭐하고 있어!"


 호쿠토는 뒤에서 자신의 별명을 불려오는 다소 산만한 목소리에 몸을 돌렸다. 멀리서부터 손을 방방 흔들고 있는 마코토가 재빨리 뛰어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려 하고 있었다. 어? 마코토? 네가 왜 거기 서 있어? 너 납치 되었던 거 아니었어? 지금까지 어디에 있던거야? 호쿠토는 혼란스러워졌다. 마코토에게 질문거리가 너무 많아 어떤 것 부터 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마코토는 어느덧 호쿠토의 코 앞으로 다가와 멈춰섰다. 생글생글 웃고있는 그 표정은 너무나 마코토같아서 오히려 그가 마코토라는 것이 실감나지가 않았다. 


 "홋케? 왜 그렇게 쳐다봐?"

 "너.... 왜 여기있어?" 

 "왜 여기있냐니..?"

 " 그러니까 너는 납치 된거 잖아?"

 

 납치? 마코토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호쿠토를 살폈다. 마코토에게마저 머리가 이상한거 아니냐는 눈빛을 받는 자신이라니. 조금 죽고 싶어졌다. 


 "납치라니? 호쿠토 오해하는 거 같은데 난 내가 워..ㄴ..."


  ㅡ!! 호쿠토의 눈에 잠시 경련이 일었다. 아아, 이것은 꿈이었다. 호쿠토는 손을 쥐었다 피며 역시 이것이 현실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방금 일어난 지라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호쿠토는 얼른 시력이 돌아오길 바라며 눈을 깜빡였다. 코끝까지 찔러오는 피냄새에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아니, 이것은 피냄새때문이 아니라 아까 그새끼한테 맞아서 아픈 거겠지. 


 호쿠토는 무언가의 흉기로 여러번 내리쳐진 제 머리가 무사한지 만져보려 손을 머리에 올리려고 했지만 이내 손이 무언가에 묶여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게 대체 뭐…, 시력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호쿠토가 조금 더 잘 보기 위해 눈을 찌푸려 제 손을 묶고 있는 무언가를 바라보았다. 청테이프가 호쿠토의 손을 둘둘 말아 감고 있었다. 미친 새끼! 호쿠토는 잘못 걸려도 단단히 잘못 걸렸다고 뒤늦게 후회하고 말았다. 


"아아- 일어났어? 엄청 오래 자길래 혹시 죽은 건 아닌가 생각했었어."


 뭐 죽어도 딱히 상관은 없지만-. 진심으로 즐거운 듯 웃고있는 세나 이즈미가 성큼성큼 호쿠토 앞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시력이 이제서야 제대로 돌아온 호쿠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마 여기는 이즈미의 집 안에 있는 방 중에 한 곳 인 것 같았다. 별로 가구가 들여져 있지 않고, 곳곳에 trickstar시절의 마코토의 사진등이 붙여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방은 아마 창고 정도 인 것 같았다. 역시, 마코토는 이새끼가 납치 한 거 구나. 호쿠토는 죽일 듯이 이즈미를 노려보았다. 뻔뻔하게 거짓말 한 것도 모자라서 이렇게 자신에게 해까지 가하다니. 나가게 된다면 반드시 죗값을 받게 해줄것이다- 라고 호쿠토는 당시로서는 주제 파악을 못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신이지? 마코토를 납치한거?"
"글쎄ㅡ 말귀 더럽게 못알아듣네. 그러니까 내가 납치한 건 아니라고? 그렇지 유우군?"


 이즈미가 호쿠토의 어깨 너머 무언가를 보며 말을 건넸다. 호쿠토는 놀라서 재빨리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곳에는, 그러니까 이즈미가 바라보며 웃고 있는 그곳에는, 호쿠토 자신이 경악을 금치 못하며 바라보고 있는 그 곳에는…,


"이즈미씨ㅡ, 약, 약, 제발 약을…!제발 뭐든 할 테니까ㅡ!"






  


"뭡니까 이즈미씨 갑자기?"

"아아- 오랜만이야 유우군. 거의 십년만인가?"


 마코토는 그렇네요, 하고 조금 떨떠름하게 말했다. 십년만에 문자해서 만나고 싶다니. 십년동안 번호를 바꾸지 않았다고는 해도, 그래도 이 사람은 어떻게 자신의 번호를 기억하고 있던 것인지. 마코토는 소름이 돋으려는 팔을 문지르며 최대한 이즈미와 거리를 두어 섰다. 이즈미가 그런 마코토를 보며 씁쓸하다는 듯 웃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렇게 경계할 필요는 없잖아."


 마코토는 순간 제가 너무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즈미가 자신에게 병적으로 집착했던 것은 십년전의 일이고, 솔직히 거의 십년동안 이즈미는 저를 따라다닌 적이 없는데 자신은 예전의 경험으로 괜한 선입견을 가지고 이렇게 이즈미를 경계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게다가 아직도 이즈미가 자신을 좋아해 줄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이었다. 사실 이즈미는 그럴 마음이 없는데 자신이 이상한 오해를 품어버린 걸 지도 몰랐다. 마코토는 이즈미에게 조금 미안해져서 경계를 풀고 사과했다. 


"죄송해요. 오래 전 일인데 혼자 착각해서 떠드는 것 같네요."

"아냐-. 나도 뭐, 전적이 있고. 오늘은 … 조금 사과하고 싶어서, 아, 유우군 마실래?"


 이즈미가 건네온 스포츠 드링크를 받으며 마코토는 제가 괜한 사람을 오해한것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얼마전 먼저 연락이 왔을 때는 또 자신을 어떻게 하는 거 아닌가- 하고 만나지 말아버릴까도 생각했는데, 사실 이즈미는 그렇게 나쁜 의도가 없던 것 같았다. 오히려 예전일을 사과하려고 자신을 만나려고 한 것 같았다. 왜 지금 와서 과거 일에 대해 사과를 하려는 걸까? 라는 생각이 안 든 것은 아니지만 뭐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며 마코토는 스포츠 드링크의 뚜껑을 열어 한 입 마셨다. 아 그런데 이 뚜껑, 내가 좀 전에 땄던가?


"십년도 지난 일이지만, 역시 마음이 편치 않아서. 유우군한테 그렇게 대했던 거. 그땐 내가 철없던 때였기도 했고.. 솔직히 말하면 유우군을 좋아해서 눈이 멀어있으니까. 아, 이런 얘기 좀 그런가?"


"아, 아니에요. 저야말로 이즈미씨한테 일방적으로 이제부터 저한테 다가오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었고.. 사실 이즈미씨가 절, 큼, 그러니까 그런의미로다가 좋아해주셔서 그런거라는 거 아는데.. 괜히 제 멋대로 밀쳐내버... "


 팽 ㅡ.  갑자기 무언가에 의해 뇌가 한바탕 흔들려버린 기분이 들었다. 급격히 체온이 식는 것 같았다. 마코토는 바닥에 주저 앉아버렸다. 이즈미가 건낸 음료와 아까 편의점에서 산 과자가 담긴 봉지꾸러미가 땅에 나동그라졌다. 


"유우군 괜찮아?"


  하아ㅡ, 하아. 마코토의 숨이 가빠졌다. 급격히 식었던 체온은, 이즈미가 마코토를 일으켜 세우려고 손을 대자마자 다시 가파르게 달아올랐다. 왜, 이러는, 거야. 마코토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즈미를 바라보았다. 이즈미는 걱정된다는 말투로, 하지만 표정은 절대적으로 웃고있는 채로 마코토에게 말을 건냈다.


"이제야, 잡았다. 유-우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이즈미의 목소리는 십년 전과 다를 것이 하나 없었다. 그 목소리에 담긴 소유욕의 농도는 짐작도 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마코토는 끝도 안보이는 저 검은 심해에 발이 붙잡혀 끌려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무슨 약인지는 모르겠, 지만, 역시, 이건, 많이, 위, 험 …ㅎ..ㅏㄴ,


"우리 집에 갈까 유우군?"

"......네."


 세나 이즈미는 고분고분 대답하는 마코토의 머리를 다정하게 쓸었다. 그래, 우리 집에 가자. 유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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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마코] 극성팬 02






"야, 재수없게 왜 남의 집 앞에서 지랄이야."


 십년만에 들은 이 남자의 목소리는 어쩐지 10년이라는 간격의 위화감이 없었다. 호쿠토 앞에 선 이 남자는 십년전의 그 세나 이즈미를 바로 옮겨다 놓은 듯 십년전 기억 속의 그 남자와 어째 달라진 점이 없었다. 아, 조금 성숙한 분위기가 그나마 변한 점이라면 변한 점일까. 호쿠토 자신과 같이 삼십줄에 들어서려는 사람이라고는 도무지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젊어보이는 이즈미였다. 성격도 그때 그대로, 아니 더 사나워진걸까. 뭐 여튼 제게 아직도 살기를 품고 있는 것은 여전해 보였다. 정확히말하자면 마코토 이외의 인물에게는 공평하게 살의를 비추는 것이지만


 호쿠토는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그 와중에 커피잔을 손으로 쳐버렸다. 미끄러진 커피잔이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꽈장- 하고는 카페 안의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수 있을 정도의 파장력을 행사했다. 바닥에 흘러넘친 커피는 세나 이즈미의 흰 운동화에 조금 튀겨, 앗 하는 사이에 이즈미의 미간을 잔뜩 구겨버렸다. 한껏 구겨진 얼굴도 빛나는 것이, 왜 그가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모델인지 어쩐지 납득 가게 해주었다. 


 "괜찮으세요 손님?"

 걸레를 든 알바생이 황급히 호쿠토의 테이블쪽으로 다가왔다. 저보다 더 당황한 알바생의 모습에 호쿠토가 미안해져서 한쪽 무릎을 굽혀 앉은 채로 깨진 커피잔을 주우려다가 급기야 손을 베이고 말았다. 알바생은 피를 보더니 더욱 호들갑을 떨며 제가 하겠다며 호쿠토를 말려왔다. 그것을 보는 이즈미의 표정은 '정말 가지가지한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호쿠토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이런 추태를 보이려고 이 남자를 만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어쩐지 카페의 실내온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 그러니까 내가 유우키 마코토를 납치한 것 같다고?"


호쿠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고갯짓은 너무나도 확신에 차있어서 이즈미는 허-하고 기가찰수 밖에 없었다. 이즈미는 제 앞에 놓아진 허브티를 한모금 마시며 호쿠토를 째려보았다. 


"죄없는 사람 몰아가네? 내가 납치를 해? 언제?"

"그건 본인이 가장 잘 아시겠죠."

"난 납치한 적 없어."


  이즈미의 당당한 태도에 호쿠토는 잠시 '이 사람 진짜 마코토를 납치하지 않은게 아닐까?'하는 의문을 피웠다. 하지만, 이 사람이 아니라면 마코토에게 그런 해를 가할만한 사람도 없었고 호쿠토 안의 직감이 이사람이 범인이라고 콕콕 자신을 찌르고 있었다. 그랬기에 조금 무례하다는 것을 알지만, 호쿠토는 마지막으로 무리수를 던졌다. 


 "그럼 … 이즈미씨 집을 한번 살펴봐도 됩니까?"

 "뭐야. 계속 의심하는거야? 난 납치 안했대도."

 "일단 집부터 방문해봐도 됩니까?"

 "무례하기는. 납치 안했다면 뭐해줄건데."

 "그건 …"

 "아, 뭐 됐어. 보려면 봐. 대신 후회는 하지말고. "


 이즈미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호쿠토는 황급히 카페 종업원에게 돈을 건네고 거스름돈도 받지 않은 채로 카페를 나와 이즈미의 뒤를 따랐다. 저랑 비슷한 신장일텐데도 이즈미의 걸음은 저보다 더 빨라서 호쿠토는 거의 빨리 걷다싶이 하여 이즈미를 따라잡지 않으면 안되었다. 며칠동안 겉만 질리도록 봤던 이즈미의 맨션은, 이즈미와 함께하자 너무나도 손쉽게 그 안에 들어설 수 있었다. 확실히 고급맨션답게 엘레베이터의 장식마저 모두 도금으로 되어있는 것이 신기해서 호쿠토는 넋을 놓고 보다가, 이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한다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이즈미의 가느다란 손이 도어락의 키패드를 몇번 두드리자 손쉽게 문이 열렸다. 


 "자자- 들어가보라고. 어디 네가 말하는 그 유우키 마코토가 우리집에 있는 지 없는지 스스로 확인해봐"


 현관에서 보기에도 이즈미의 집은 잘 정리된 고급맨션같은 느낌을 줄 뿐이지 어딜봐도 사람 하나를 납치감금하고 있는 범죄장소처럼 보이지 않았다. 혹시 호쿠토 제 자신이 너무 넘겨 짚은걸까. 호쿠토는 조금 불안한 마음이 되었다. 이렇게 난리를 쳤는데 헛다리 집은 것이었다면, 자신은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녀야 할지. 호쿠토는 조금 자신감없이진 모양으로 '실례하겠습니다..'라고 공손히 인사까지한채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섰다. 


 "마코…"


 퉁-. 무언가 큰 소리가 들려왔다. 어? 하는 새도 없이 호쿠토는 앞으로 고꾸라졌다. 아마, 이소리는. 자신의 머리를 내려치는 소리였던 것 같다. 역시, 내 감이 틀리지 않았구나. 호쿠토는 이걸 기뻐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알 수 없어졌다. 이내 호쿠토의 의식은 가물가물해져 결국 한심하게도 그대로 뻗어버리고 말았다. 거실에 깔려있던 흰 카펫에 호쿠토의 머리에서 나온 핏물이 스며들었다. 아아- 이거 비싼건데. 이즈미는 짜증난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호쿠토의 몸을 두어번 발로 걷어찼다.


"그러니까 후회하지 말라고 미리 당부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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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마오] 오메가버스 02






  마오는 제 입안에 사정한 리츠의 그것을 퉤-하고 티슈에 뱉었다. 사정은 밖에다가 해달라고 몇번이나 부탁했는데 리츠는 그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않고 항상 마오의 입에 싸버렸다. 마오가 인상을 찌푸리며 리츠를 째려보자 리츠는 어디서 배워왔는지 모를 능글거리는 아저씨의 웃음을 지으면서 '그런 표정 지으면 나 한번 더 하고 싶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변태같은 소리를 지껄여왔다. 그에 질린 마오가 얼른 굽혔던 무릎을 일으켜 세워 리츠의 정액을 뱉은 휴지를 보건실 휴지통에 집어넣었다.


 "마-군. 마군도 쌓인거 아니야? 괜찮다면 내가 빼줄까?"

 "내가 넌 줄 아냐! 왜 넌 가면 갈수록 변태가 되가는 거냐고! 아아, 어릴적에는 착하고 귀여웠는데!"

 "그야 어쩔수 없잖아? 생리현상같은거고-."

 "너는 너무 심해."


 리츠 이외의 알파를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다른 알파들은 이렇게 시도때도 없이 발정나지 않을거라고 마오는 확실했다. 사실 소꿉친구라고 이런 일까지 자연스럽게 해주면 안되는 것인데 저는 어릴때부터 제 소꿉친구에게 물러도 너무 물렀다. 그러니까 리츠가 아파하는 것을 보기 싫어서 결국 제 입으로 처리해주고만 그 중학교 이학년때의 여름. 그때로 돌아간다면 절대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솔직히 그렇게 장담할 수야 없지만. 아마 다시 그때로 돌아가게 된다면 괴로워하는 리츠의 얼굴을 보고 또 다시 같은 짓을 반복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군. 날 앞에두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마오가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리츠는 마오의 뒤로 다가와 마오를 안고 그의 귓볼을 물며 나른하게 속삭였다. 항상 차분한 목소리긴 했지만 지금은 어딘지 묘하게 들떠보였다. 혹시 또! 라고 생각하며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마오의 엉덩이 부분에 딱딱한 것이 닿았다. 그리고 마오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를리가 없었다. 방금전까지만해도 제 입에 넣고있던 그것이 아닌가. 


 "마-군. 나 다시 선 것 같은데."


 리츠가 목덜미를 입술로 지분거렸다. 다시 달뜬 숨결이 느껴졌다. 사실 아까보다 더 농도짙은 숨결이었다. 아까는 리츠가 제 발정때문에 이성을 조금 놓고있었다면 지금은 한발빼고 난 이후라서 이성이 돌아온 것인지 이제는 제 의지로 마오를 만지고 있었다. 리츠의 길고 가드다란 손가락이 마오의 유두쪽으로 더듬더듬 올라오더니 급기에 와이셔츠 한 장의 방어막밖에는 없는 마오의 유두를 살짝 비틀듯 만져댔다. 


 "릿… 읏,츠! 리츠! 그만두라고!"

 "마-군이 예쁜게 잘못이라고."


 무슨 큰일날 소리를 하는거냐 이새끼. 마오는 제 유두를 지분거리는 리츠의 손을 조금 강한 손길로 쳐내었다. 그래, 사실 입으로 해주는 것 까지야 이미 해버린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리츠가 그 이상의 것을 더더욱 하려고 하고 있어서 마오는 곤란한 상황에 있었다. 마오는 리츠를 소꿉친구 그 이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고 남자와 그-런 관계를 맺는다는 것도 상상이 안되었다. 원하지도 않았고. 


 "그만, 두라고 했잖아!"


 결국 마오는 큰소리를 내버렸다. 이제까지 진심으로 큰소리내본적은 없던 마오여서 그런지 리츠는 잠시 굳어서 상황파악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사실 마오도 제 입으로 큰소리를 내고도 제가 당황한 상태였으나 그래도 애써 태연한 척을 하기 위해 조금 굳은 표정을 한 채로 리츠를 바라보았다. 리츠는 제가 마오를 화나게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잠시 당황스러운 얼굴이 되었으나 끝내 마오가 왜 화났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눈치였다. 


 "왜 화를 내는거야 마-군?"

 "내가 네 성욕처리기구냐고! 나는 네 친구라고. 난 너랑 이런거 하고 싶지 않아. "

 "이…런거?"

 

 상처받은 얼굴을 하는 리츠를 보자 마오는 조금 괴로워졌으나 그래도 이럴때 강경하게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괜히 악순환만 계속될 뿐이다. 마오는 조금 더 확실히 못을 박기 위하여 작게 숨을 들이쉬고는 어쩌면, 아니 분명 리츠가 상처받을만한 말을 입밖으로 또렷하게 내뱉었다. 


 "이건 확실히 해둬야할 것 같은데, 언제까지고 넌 어린애가 아니야. 나한테 기대고만 살 수 없다고. 일단, 이런거 시작해버린 내쪽도 잘못이 있긴 하지만 … 그래도, 난 평범한 남자애고. 역시 여자쪽이 더 좋다고 생각해."


 마오는 흘끗 리츠의 표정을 살폈다. 아아, 역시 소꿉친구가 상처입는 것은 원치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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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마오] 오메가버스 01


*오메가버스 설정을 잘 몰라서..

제멋대로 써봤습니다. 양해해 주세요..









 "괴로워, 마군."


 그렇게 말한 리츠의 물건은 이미 부풀대로 부풀어있어서 마오는 조금 더 빨리 리츠를 업고 보건실을 향해 달려갔다. 보건선생인 히카제 카오루는 지금 제 반에서 보건교육을 하고있는 중이니, 아마 보건실은 비었을 것이라고 판단한 마오의 행동이었다. 등에 닿는 딱딱한 물건에 마오는 목덜미가 서늘해졌다. 그런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츠는 발정난 숨을 내뱉으며 제 목덜미를 핥아왔다. 


"좀 참으라고, 리츠!"

"하지만, 마-군. 나 발정기고."

"아, 넌 무슨 알파가, 아, 읏, 좀 참으라고!"


 하지만 괴로운걸- 하고 리츠가 마오의 목덜미를 사과 베어먹듯 한 입 물어버리자 마오가 계속 그러면 여기에 버리고 가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리츠는 조금 볼을 부풀리고선 '그러지도 못할거면서'하고 조금 퉁퉁 부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지만 그래도 더이상 마오의 목덜미를 물어대지는 않았다. 애키우는 것도 아니고 … 하고 마오는 잠시 자신의 박복한 운명을 한탄해보았다가 쿡쿡- 제 등을 찌르는 리츠의 물건에 다시 정신이 번쩍 들어서 리츠를 제대로 들쳐업고 다시 보건실을 향해 달렸다. 올해의 착한 소꿉친구상이 있다면 분명 제가 받아야 한다고 이사라 마오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세계에 단 2퍼센트뿐이라는 알파, 그리고 비슷한 비율로 3-4퍼센트가 된다고 추정되는 오메가. 이사라 마오는 열두살때 오메가 판정을 받았다. 사실 오메가 판정 검사를 받은 것은 정말 우연한 계기로 검사결과를 받아들고도 이사라 마오는 어째서 내가 오메가지? 하고 의문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병원에서는 오메가를 위한 억제제를 매달 지어주었지만, 그런 약 없이도 마오는 히트사이클기에 평소보다 조금 들뜬 기분이 될 뿐이지 그렇다고 성욕이 무지하게 상승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알파들이 자신을 노리고 다가오는 것도 아니었다. 의사는 아마 이사라 마오는 특이한 체질의 오메가같다고 잠정결론을 내렸으며, 억제제를 끓어버렸다. 베타와 다를게 없는 오메가. 그게 바로 자신이었다. 그러니까 임신가능성만 있을 뿐이었지, 페로몬을 풍기고 다니지도 않았으며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 '오메가'들 처럼 히트사이클기에 무지하게 발정하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제 소꿉친구 사쿠마 리츠가 알파 판정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알파, 베타, 오메가가 딱히 대놓고 차별받는 세상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인식 속에 알파는 우성, 오메가는 열성이라는 생각이 들어 박혀있었으며 사실 사회·경제적 지위를 통계내 보았을 때 확실히 알파는 사회 상류층에, 오메가는 사회 하류층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당장 오메가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카페같은 곳을 조금만 뒤져보면 나오는 오메가들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속해있는지 한탄하는 글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사람들은 그들을 차별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은연중에 그들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고, 또한 그들은 갑작스럽게 히트사이클이 터져버릴까봐 걱정했기 때문에 스스로 그늘로 더 몸을 숨기는 경우가 많았다.


 여튼, 제 소꿉친구 사쿠마리츠는 그 잘나디 잘난 '우성알파'로 판정되었다. 사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리츠의 형인 레이가 이미 몇년 전에 알파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리츠를 통해 전해들었고, 또한 그 집이 대대로 알파 유전자가 강한 집안이라는 것을 부모님의 대화를 통해 얼핏 엿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오도 리츠가 제 입으로 알파 판정을 받았다고 말해올 때 그저 올게왔구나- 생각했던 정도지만, 사쿠마 리츠의 발정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을 웃돌았다.


  대부분의 알파는 히트사이클기에 있는 오메가가 곁에 있으면 그것에 발정을 느끼는 것이었지만, 사쿠마 리츠는 스스로 발정하기 때문에 상대해야할 사람을 찾지 않으면 안되는 이상한 체질의 알파였던 것이다. 마오 자신에게 없는 히트사이클이 사쿠마 리츠에게 옮겨간 것은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로 사쿠마 리츠의 발정은 정말 시도때도 없이 이루어졌다. 물론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마오가 임기응변을 발휘해 리츠의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리츠가 알파라는 사실을 다른 이들은 몰랐지만 말이다.


 지금도 보건교육을 받고있다가 뒤에 앉은 리츠가 책상에 엎드려 숨을 헐떡이는 것이 보여서, 리츠가 아프니 보건실에 데려다 주겠다고 그를 들쳐업고 이렇게 복도를 내달리게 된 것이다. 아무리 가벼워도 역시 사내애는 사내애라서 리츠를 업은 마오의 이마에는 어느덧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겨우 보건실에 도착한 마오는 리츠를 내려 침대에 눕혀두고는 혹시 누가 볼새라 침대의 커튼을 쳐버렸다. 다른 학생들은 없는지 다른 침대를 하나하나 살펴본 마오는 아무도 없자 그제야 안심된다는 듯이 양호실의 문을 잠궜다. 


"마-군. 빨리 오지 않으면 나 터지고 만다고."

"터지긴 뭐가 터진다는거냐! 넌, 대체 부끄러움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마군-. 나 슬슬 위험한데."


 커튼을 걷자 리츠가 침대에 걸쳐 앉은 채로 후후 웃고 있었다. 슬슬 위험하다는 애가 엄청 여유로운 얼굴하고 있네- 라고 생각한 마오가 다시 커텐을 치곤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익숙하게 리츠의 부풀어있는 바지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몇번을 만져봐도 낯선 촉감이라서 조금 긴장한 마오가 걱정되었는지 리츠는 제 딴에는 농담이라고 시시한 말들을 건네왔다. '마군 위에서 보니까 이마가 넓네'라던가 '요새 피부가 안좋아졌네'라던가. 그런 시시한 도발에 조금 울컥한 마오는 조금 속도감붙은 손길로 리츠의 브리프를 조금 아래로 내려버리곤 평균보다 조금 많이 큰 그것을 입으로 집어넣었다. 점점 무서울 정도로 커진 그것은 슬슬 마오의 목구멍을 찔러왔다. 역시 이 사이즈는 위험하다. 


 얼른 빼주고 빨리 교실로 돌아가자고 생각한 마오는 평소보다 조금 더 입을 조여가며 그것을 빨아들였다. 으으- 마군- 하는 달콤한 신음이 들려왔다. 어째서 이자식은 알파주제에 이렇게 색기넘치는 신음을 흘리고 다니는 거냐고! 역시 마오는 저와 리츠의 포지션이 바뀌어버린 것 같다며 속으로 몰래 한탄했다. 이런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는 소꿉친구라니. 이런걸 소꿉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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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마오] 무간지옥





"나 결혼해."


 마오는 담담한 어투로 말을 뱉고는 제 왼손 약지를 매만졌다. 리츠는 잠시동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을 두어번 깜빡이다가, 벙긋- 입을 뻐끔거렸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리츠는 꽤나 오랫동안 머릿속으로 '말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이었더라'하고 생각해내지 않으면 안되었다. 분명, 목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를 끌어올려 소리내면 되는 것이었는데, 그러니까 이렇게 조금 더 목에 힘을 줘서 …,


"왜?"


 아, 그래. 말이란건 이렇게 하는 거였어. 리츠는 자신의 목소리가 왠지 생소한 느낌이 들어서 오른손을 들어 제 목을 두어번 주물렀다. 식도가 타들어갈 것 같았다. 아아, 아니 온몸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분명, 나는 타고 있어. 사쿠마 리츠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은 분명 타고있는데, 주변은 이런 자신을 인지해주지 않는다.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는다. 아니, 저를 바라보고있는 마오마저 자신이 타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눈이 뜨거웠다. 분명, 눈이 가장 뜨겁게 타고 있었다.


"왜냐니. 결혼하니까 한다고 말하는 건데" 


 어째서? 리츠는 눈 앞의 마오를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살려줘, 살려줘 마군. 더이상 말하지 말아줘. 어째서, 어째서. 넌 보이지 않아? 내가, 내가 이렇게 타들어가고있는 모습이?


"여기, 청첩장이야."


 머리가 핑 돌았다. 세계가 두번 돌았다. 이와중에도 여전히 몸은 타들어가고있어서, 나는 기껏해야 꺅!하는 여자아이의 높은 비명소리를 겨우 들어낼 수 있을 정도였다. 아, 세상은 불바다다. 이 세상은 분명 무간지옥이다.











"아아- 상황은 대충 이해가 가네. 이사라군도 당황했겠구먼. 뭐, 이 아이는 신경이 예민한 아이니까. 이렇게 쓰러진 것도 무리는 아니야. 그나저나, 결혼 축하하네 이사라군."


 사쿠마 레이는 제 동생의 침대 옆 간이의자에 앉아 제 동생의 이마를 두어번 쓸어주며 마오에게 축하인사를 건네왔다. 하지만 그 얼굴에는 축하하는 기색은 전혀 내비치고 있지 않아서 마오는 기껏해야 작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리츠와 저 사이의 일에 대해 당사자들 다음으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이 사쿠마 레이라는 남자였기에, 마오는 레이가 굳은 표정으로 축하인사를 건네오는 것이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사라군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뿐일세."


 레이가 조용히 운을 뗐다. 마오는 안그런척 하고 있었지만, 사실 무척 긴장해서 땀이 베인 제 손을 굳게 주먹쥐고 있었다. 사실 마오는, 사쿠마 레이가 당장이라도 제 얼굴을 갈겨와도 저항하지 않고 맞아줄 의향이 있었다. 자신은 결국 쓰레기인 것이다. 리츠의 마음이 어떤지 알면서도, 결국은 모른척 회피하기 바쁜, 그런 쓰레기다. 자신은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남자다. 하지만 레이의 입에서 나온 것은 뜻밖에도 미안하다는 사과여서, 마오는 조금 휘둥그레진 눈으로 사쿠마 레이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형으로서의 노릇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우리 리츠가 이렇게 이사라군에게 더욱 어리광피우고 있다고 생각해. 항상 자네만 보면 미안한 마음 뿐이야."


 그렇지 않다. 사과해야하는 것은 자신이다. 인간이하의 짓을, 몹쓸짓을 해버린 것은 내쪽이다. 얼른 사쿠마씨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고 머리로 생각하면서도 마오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입을 다물고 시선을 내리는 것 뿐이었다. 


"그래도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결국 나는 내 동생이 행복해지길 바래. 그리고 내 동생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이사라군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있고."


 아니예요, 형님. 이런 인간말종의 곁에서, 사쿠마 리츠는 행복해질 수 없어요. 아니, 나는 그를 더욱 불행으로 밀어넣을 뿐이야. 


"다시한번, 생각해 줄 수 없겠나?"

 

 마지막말은, 레이쪽에서도 필사적인 말이었을 것이다. 말투에서는 여유가 느껴졌지만, 마오는 감으로 알 수 있었다. 레이는 지금 절박하게 자신을 붙잡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 죄송, 합니다."


 아, 빨리 지옥으로 떨어져서 네게 용서를 빌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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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밴드 스토리보고 삘받아서 쓰려했는데

재미없네요. 사실 구상은 마오결혼식날 리츠 자살하는 걸로 끝내려는 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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